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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98047700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2-11-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4
1부. ‘공정’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엄준희) - 12
20대 남자는 정말 능력주의를 지지하는가?(김민준) - 45
누구를 위한 공정인가? : ‘진정한 능력주의’의 허상(김소영) - 67
이분법적 젠더론의 관점에서 바라본 청년세대의 불안 : 내러티브 기법을 활용해 들여다본 청년들의 설움(조성빈) - 87
2부. 정치적인 반오십의 이야기
명씨네를 아십니까(김민준) - 122
대학생입니다. 그런데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김소영) - 143
졸업해도 될까요(엄준희) - 161
성빈의 함박웃음 일상(조성빈) - 192
참고문헌 - 215
저자 소개 - 228
리뷰
책속에서
의문이다. 진정 능력주의는 20대 남성의 정치적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는 가치인가. 능력주의는 구조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불평등을 낳는다. 그런데 20대 남성은 다른 세대의 남성보다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하다. 가부장제가 여성의 사회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사회적 안정망 및 복지제도에 대한 요구도 높다. 다른 세대 남성도 아닌 20대 남성이 능력주의를 지지하는 것은 어딘가 부정교합처럼 느껴진다.
이 글에서는 부정교합의 이유를 찾으려 한다. 과연 시의적절하냐, 비판할 수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겪으면서 이준석, 박지현 등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들이 퇴장했다. 청년 의제도 같이 사그라지고 있다. 나쁘지 않다고 본다. 지난 대선에서는 청년층 중심의 공정 담론이 과잉 대표되고 있다는 인상이 짙었던 반면, 사회의 다양한 균열을 반영하기 위한 정치적 노력은 부재했다. 실체 없는 청년이 노동자, 학생, 취업준비생, 창업자 등 다양한 형태로 실재하는 청년을 집어삼켰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다시 공정 담론에 주목할 때다. 정치적 갈등을 미답으로 남겨두는 것은 언제든 점화할 수 있게 방치하겠다는 의미다. 지역주의라는 망령이 선거철마다 한반도 일대를 떠돌듯, 청년을 강제 소환하는 정치가 선거 국면을 배회하게 둘 수는 없다. 가장 이상적인 출구는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 아니겠나. 그래서 공정을 다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일시적인 봉합을 넘어 새로운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으로서 ‘역량(capabilities) 접근’을 생각해본다.
한국 사회 청년세대의 불안은 단순한 ‘불안’의 감정뿐 아니라, 좌절과 분노로 점철되어 있다. 특히 사회에 의해 정의되는 ‘청년’들은 끼인 세대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안을 표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바탕으로 한 청년세대의 불안은, 이를 넘어 세대 간 갈등과 젠더 갈등, 소수자를 향한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들이 마땅히 차지해야 할 자리를 능력이 부족한 어떤 이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오해 속, 청년세대는 방황한다. 그러나 청년세대에서 발생하는 폐단과 오해를 청년 각자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이는 제도의 문제이고, 사회의 문제이며, 우리 현실 정치의 문제다. 청년들에게는 많은 것들이 요구되는바, 윗세대에서는 청년들의 무게감에 대해 역설하고, 아랫세대에서는 청년들을 일종의 ‘어른’으로 파악하며 그들을 보며 성장한다. 한편 현실 정치 속에서 정치인들은 청년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각종 공약을 내놓고, 이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현실 정치로부터 청년들의 눈을 돌리게 한다. 또는 이를 지키더라도 청년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교묘하게 왜곡해 정책을 결정함으로써, 청년들을 속이며 자신의 지역구의 표심을 얻으려 한다. 이런 정치적 현실 속에서 자신을 지탱해줄 무언가가 없다는 불안, 그 감정은 좌절과 분노로 발현되고, 특히 분노는 자신과 비교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대상에게 향한다. 비교 가능성의 측면에서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불행을 대비하며 드러나는 세대 갈등, 다른 성별과의 차이 및 차별이 가시화되며 나타나는 젠더갈등 등이 그 예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