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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8232854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4-11-1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0
긴 정적 12
분명해지는 마음 18
펼쳐 내는 사람 22
높은 마음 26
새벽의 목소리 30
계속의 상태 34
너머의 세계 40
삶의 물결 44
출판 전야 50
빛나는 사람의 삶이 계속 쓰이듯이 56
자연의 품 62
이끼의 삶 66
계절의 끝에서 70
적막이 주는 위로 76
우리의 몫 80
자신의 평화 84
놓아 버린, 놓쳐 버린 88
작지만 힘이 있는 것들 94
천천히 멀어지기 98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 102
푸른 빛깔 108
에필로그 114
저자소개
책속에서
삶으로 이어지는 행복의 조건 같은 것이 있다면, 이 복잡하고 끝없는 세속의 삶에서 이끼처럼 살아가는 모습일 것이다. 이끼의 삶이란 무언가로부터 서서히 스며들어 관계 같은 것은 일절 신경 쓰지 않는 것. 굴곡진 삶의 어느 순간에 가만히 다가와 있는 자연의 이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도 삶이 이어지는 조건 속에 조용히 속해 있는 사람. 몰라서 줄 수 없는 것 빼고는 모든 마음을 줄 수 있는, 적당히 멀리 있으면서도 최소한의 선의로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 이끼의 삶
푸름을 마주할 때 더 깊이 생각하고, 온전히 나만의 기억을 꺼내어 보고,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된다. 존재 자체로 늘어지던 내 영혼을 깨우는 듯한 힘을 느낀다. 느끼는 깊이가 아닌 사유의 깊이. 푸름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너머의 진리에 명백한 감정적 동요가 일어나는 것, 자연의 앞에서 어떤 순간은 이해할 수 없는 영역 너머의 것, 혹은 그 이면의 것을 발견하곤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무해한 아름다움 앞에 잠잠히 사유하는 삶이 늘 아름답게 느껴진다. 우리가 무언가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여기에 삶의 아름다움이 있는 게 아닐까.
-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자연의 푸른 부분을 찾아다닌다. 움푹 팬 것 같은 밤하늘이라든지, 무성하게 모여 있는 녹색빛 숲의 어둑함 같은 것. 고향에서 살 때는 마당에서 한참을 놀다가 끝없이 깜깜한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다. 조용하고 잠잠한, 고요하고 푸근한. 닿을 수 없이 아득하고 보호하고 싶은 영원한 빛깔. 내가 기대었던 하늘은 풀의 빛깔처럼 연하지만 강하고 흐리지만 푸르다. 가끔은 이런 세상에 더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여전히 낮과 밤의 하늘은 색을 달리하며 나를 찾아와 원래의 색처럼 자연스레 물들게 한다. 그대로 존재하는 게 지금의 푸름 같은 것이었으면, 내가 낼 수 있는 용기가 지금의 푸름이었으면.
- 푸른 빛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