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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31011623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사랑은 기술인가?
2 사랑의 이론
3 현대 서양 사회에서 사랑의 붕괴
4 사랑의 실천
미주
출간 50주년에 부쳐 - 에리히 프롬의 삶과 사랑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사랑의 기술에 대한 편리한 지침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실망할 것이다. 사랑은 스스로 도달한 성숙도와는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장 능동적으로 자신의 퍼스낼리티 전체를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한, 또한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개인적인 사랑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주려고 한다. 위에서 말한 성질들이 희귀한 문화에서는 사랑하는 능력을 획득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은 그 누구든 참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을 몇 명이나 알고 있는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이 어려움을 알아보고 사랑에 도달하는 조건들을 알아보는 일조차 삼가서는 안 된다.
사랑은 기술인가? 기술이라면 사랑에는 지식과 노력이 요구된다. 혹은 사랑은 우연한 기회에 경험하게 되는, 다시 말하면 행운만 있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즐거운 감정인가? 이 작은 책은 ‘사랑은 기술이다’라는 견해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물론 사랑은 즐거운 감정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인이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현대인들은 사랑을 갈망하고, 행복한 사랑의 이야기, 불행한 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무수한 영화를 보며, 사랑을 노래한 시시한 수백 가지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사랑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랑에 대한 어떠한 이론이든 인간론으로부터, 곧 인간 실존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사랑, 또는 사랑과 비슷한 것을 동물에게서도 발견하지만, 동물의 애착은 동물의 본능적 기구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엔 다만 이러한 본능적 기구의 잔재가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의 실존에 있어서 본질적인 것은 인간이 동물계로부터, 곧 본능적 적응의 세계로부터 벗어났고 자연을 초월해 있다는 ? 비록 인간이 자연을 결코 버리지는 못하지만 ? 사실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