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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역사
· ISBN : 9791198927279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5-05-08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 그리스도교화
- 서사와 과정
2. 불관용의 한계
3. 거룩함의 중재자
- 고대 후기 그리스도교의 성자
부록: 배우는 삶
인물 색인 및 소개
리뷰
책속에서
로마 세계에서 그리스도교의 발흥을 연구하는 현대 역사가는 당대 그 과정을 경험했던 이들이 남긴 단순한 해석, 문제를 간편하게 만드는 해석을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312년, 콘스탄티누스Constantine의 개종과 이후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여, 그리스도교인들과 이교도 모두는 상황을 설명하는 서사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리스도교인들은 성공을 설명해야 했고, 이교도들은 몰락을 변명해야 했습니다. 이 책의 첫 장은 4세기와 5세기 여러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지배하던 그리스도교화 서사를 다룹니다. 그리고 사회 상황들과 사람들의 심성이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라틴 세계에서는 기존의 승리 서사가 아닌 훨씬 더 냉정한 관점에 바탕을 둔 서사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관점은 그리스도의 초자연적 승리에 만족하기보다는, 그리스도교 세계에 여전히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영향력을 행사하던 과거 이교의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주류 역사 서술에 따르면 비교적 짧은 기간, 즉 콘스탄티누스가 개종한 312년부터 테오도시우스 2세Theodosius II가 세상을 떠난 450년 사이에 고대 다신교 사회는 종말을 고했으며, 이 종말은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된 '유일신교의 승리'에 따른 결과였습니다. 4세기를 그리스도교와 고대 다신교의 대결로 점철된 시대로 보는 것도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사실 이러한 이해는 5세기 초에 등장한 탁월한 그리스도교 역사가와 논객, 설교자들이 구성한 종교사를 '재현'representation한 것입니다.2 이들은 이러한 묘사를 통해 피에르 쉬뱅Pierre Chuvin이 잘 표현했듯 실제로는 "휘청대는 세기"Wavering Century였던 4세기를 확고하고 단호한 서사로 정리해 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못마땅하게 여기기보다는 왜 이토록 명백히 그리스도교 중심의 관점이 당대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채택되었는지를 묻고 살펴보아야 합니다.
당시 그리스도교 저자들은 다른 종교 및 신앙에 대한 불관용을 거리낌 없이, 열정적으로 수용했습니다. 이 불관용은 교회의 승리를 서술하는 그리스도교 서사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고, 자유주의적 성향을 지닌 근대 역사가들은 이를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가능한 한 더 넓은 역사적 배경에 놓고 조망해야 합니다. 다른 종교, 다른 신앙에 대한 불관용은 고대 후기 사회가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의 일부였습니다. 극도로 노골적인 형태뿐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거의 기록되지도 않은 소리 없는 규제라는 형태를 통해서도 말이지요. 이런 움직임은 황제의 법령이나 주교들의 고압적인 발언, 수도사들의 과격한 행동으로만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 움직임을 좌우한 건 자신들이 지배하는 세계를 계속 통제하려 했던 후기 로마 사회 평균적인 권력자들의 권력 의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