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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 미스터리

히스테리 미스터리

이영숙 (지은이)
더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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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 미스터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히스테리 미스터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8971685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6-04-15

책 소개

이영숙 시인의 『히스테리 미스터리』를 더푸른시인선으로 복간한다. 현대인들은 불확실적인 세계를 살아가는 타자들이다. 이영숙은 『히스테리 미스터리』에서 “바깥과 자기 안에서 느끼는 수많은 타자들과 교섭하고 공감하면서 자기 확장을 꿈꾼다.

목차

■ 시인의 말 3

1부
4월 11
버스의 평균율 12
깁스한 시 한 편 14
까마귀 네트워크 16
수목장 18
목요일의 패러독스1 20
목요일의 패러독스2 22
목요일의 패러독스3 24
벚나무는 장미목 장미과 26
장소의 불문율 28
장소의 불문율 30
장소의 불문율 31
장소의 불문율 32
장소의 불문율 34
히스테리 미스터리 36

2부
유산에 관한 두 개의 퍼즐 40
이력 41
본말과 전말 사이 42
주머니에 시집 한 권이 쑥 들어가는 코트를 입고 44
스티로폼 한 조각이 46
내가 버스를 놓쳤다면 48
사소한 다큐 50
편지1 52
편지2 53
개화 이틀 전 54
공원묘지 55
불러오기1 56
불러오기2 57
못의 지대 58
진양조로, 과양각시 왈, 60

3부
촛불을 연다 64
수건의 고독사 65
플라스틱 수프 66
스트레칭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68
인간적 패턴 70
호치키스가 없다면 우리 사랑 72
간도 쓸개도 조문도 없이 74
비천무 76
우리의 양식 78
353일의 불면 80
출근길 82
가을 전어 84
알레고리 86

4부
과정도 비약도 없이 91
축 생일 92
대문의 근황 94
포장마차를 찾아서1 96
포장마차를 찾아서2 98
감옥 이야기 100
싱크대에서 101
잠언 독송 102
몽촌토성ㆍ여름 104
몽촌토성ㆍ가을 105
몽촌토성ㆍ겨울 106
몽촌토성ㆍ봄 107
한 사람 건너 108
얼룩은 더 큰 얼룩 속으로 스며든다 110

■ 해설 _ 김유석 _ 타자의 시학 112

저자소개

이영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철원에서 출생하여 서울예술대, 한국방송통신대를 거쳐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91년 《문학예술》에 시로, 2017년 《시와세계》에 평론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詩와 호박씨』, 『히스테리 미스터리』와 평론집 『야만의 시대기』를 출간했다. 한국작가회의, 민족문학연구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펼치기

책속에서

관절이 없어서 나는 기차가 되지 못했다
기적소리 대신 클랙슨
목을 쳐들어 울음을 멀리 보내는
늑대가 되지 못하고 개처럼
목전의 먹이 앞에서 컹컹 짖었다

레일이 없어서 기차가 되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귀를 대고 들으면 지구 저편에서
후드득 자기를 뜯어 안고 달려오는 심장
그의 귀는 코너를 돌 때마다
아스팔트처럼 납작하게 지져졌다

번개와 직접 교신하는 시간대를 견디며
우리는 무지개처럼 안이했다
휘발되는 속도로 소식이 지체되었다
나무들처럼 가지런히 서 있는 연대기
태생은 번복되지 않았다

더럽혀지지 않으려고 주먹을 꼭 쥐고
버스가 달린다
버스는 버스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우르르 몰리는 슬픔들을 재배치한 뒤
불면의 차고지에서 조용히 시동을 끄는 것 외엔

―「버스의 평균율」 전문


아버지!
아버지?
골목길을 지나는데 대문 안에서
누가 아버지를 부른다
어? 안쪽 어디선가 아버지가 대답한다

그러나 불러도 이 방에 안 계시고
불러도 저 뒤란에 안 계신
내 아버지

몇 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은 아버지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이상하지 않은가
아버지들의 행방이
내 아버지의 행방이

목수의 아내였던 어머니 겨울이면
허구한 날 술상을 차려냈던 어머니를 두고
아버지는 그러실 수 없는 거다
이상하지 않은가
아버지들은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가 닿지 못하는 곳에 머물면서 아버지들은
그 끈을
그 체온을
그저 잔디 위에 널어놓으시면 다인가

―「장소의 불문율―공동묘지」 전문


가구들이 편안해지자
새로 바른 매화 벽지도 사방으로 팽팽히 당겨졌다
이제 못만 박으면 이사는
완료되는 것이다

여자는 거울과 액자 두 개
아코디언처럼 접히는 옷걸이를 벽에 대보곤 볼펜으로
점을 찍는다 본능적으로
점은 못대가릴 닮았다

대가리를 치켜들면서 못은
구부러지고 튀어 달아난다
벌써 몇 개짼지 여자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불이 팍팍 꺼진다
못의 지대는 방전된다
저절로 길이 열리고 부드럽게 스며들어
상처 하나 없이 아무는 생을 여자는
살아왔던 것이다

나는 물때 낀 작은 연못
나는 갈비뼈 일렁이는 물풀
나는 잉어새끼 아무 데나 입을 대보는
나는 물

거꾸로 쏟아져 드는 오후의
수선화 나는
물살에 밀리는 꽃 그림자 나는
깊숙이 가라앉는 꿈
나는 꽃

고개를 들며 여자는
못대가리로는 가릴 수 없이 난자당한 자신의 심연을
일평생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못의 지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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