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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9175228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5-06-10
책 소개
목차
1장
2장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당시 작업반장이 해준 레몬 소고기 스테이크가 제일 맛있었으나 그래도 젖소와의 의리로 소고기를 직접 구매해서 잘 먹지 않았다. 나는 소고기만 잘 안 먹을 뿐이지, 채식주의자는 절대 아니다. 소고기만 제외하고 닭고기, 돼지고기, 염소고기, 말고기, 양고기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저 내가 고기 중에서 소고기에 제일 예민할 뿐이었다.
현장이라는 과학자가 대단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기사를 좀 더 조사해 보니, 현장 연구소장이라는 사람이 <이세계 미식회>의 운영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바이오식품 공학회사 바이오 오공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특별한 식재료를 창조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마치 이식(異食)을 하는 사람들만 있는 곳처럼 그 회사의 연구진은 특수한 고기를 개발했다. 과학자 현장을 포함한 연구진은 멸종 위기 때문에 포획이 금지되거나 비싸고 양식이 힘든 고래 고기, 바다장어, 참치, 악어고기, 북극곰 고기, 꽃사슴 고기 그리고 고래회충 걱정 없는 고등어회를 인조로 개발했다. 심지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고기까지 창조해 냈다. 오징어의 유전자를 이식한 <투명한 고기>와 상상 속의 <드래곤 고기>, 그리고 과거의 DNA를 추적하고 재구성해 낸 공룡 고기까지 만들어내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공룡 고기를 갖다가 <리얼 T-Rex 버거>를 만들어서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미식회를 하였는데, 티렉스 고기는 칠면조 맛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미식평가가 나왔다.
이렇게 바이오 오공의 화려한 연구 업적을 놓고 보면 당시 일부 미식가들이 ‘사람 고기’를 의뢰해서 먹는다는 의혹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묘하게 설득력은 있지만, 그들이 정말로 사람 고기를 만들어 먹었다면 진작에 시체손괴죄로 잡혀가서 처벌받았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죄가 아닐 것 같다. 어떠한 생명조차 도륙하지 않았으니까. 나에게 사람 고기보다도 귀여운 송아지 요리가 더 마음이 아려온다.
그 당시 나는 그저 재미있는 소문이라고 여겼다.
“구카이즈(顧愷之), 이번에 무슨 요리가 나올 줄은 알고? 프랑스 사람이라고 모든 프랑스 음식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가?
소 방광에 넣은 영계요리와 술독에 빠진 장님 새 요리를 보고 내가 반드시 감동해야 하겠는가? 자네야말로 취새우에 감격했겠지!”
“간디스토마 감염 걱정 없는 취새우 맛은 훌륭했고 격려를 해야 마땅한 식재료였어. 이번에 빠지면 불성실 수행으로 예술 창작 지원금 전부 토해내야 할 상황인데 괜찮겠어?”
“젠장….”
프랑스 남자는 근처에 있던 토마토 열매를 따서 한 입 먹더니 갑자기 너무 달다는 핑계로 토마토를 확 집어 던졌다. 그는 애꿎은 토마토에 화를 내고 있지만 무척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천천히 그들이 대화를 마치기를 기다렸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 두 남자의 대화를 통해서 지금까지 먹은 요리는 약과일 거란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