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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외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99175280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6-07-01
책 소개
목차
| 프롤로그 |
| 제 1 장 | 두 개의 여명
| 제 2 장 | 두 사람의 여명
| 에필로그 |
| 에피소드 0 | 한 사람의 여명
리뷰
책속에서
긴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여름이 성큼 다가온 해안가를 시야는 혼자서 걷고 있었다. 수업을 땡땡이치고 아침에 바닷바람을 쐬면 기분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냥 덥기만 했다. 둑 너머로 뭐든 집어삼킬 듯한 거센 파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야는 초여름의 태양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이 기세등등한 태양도 6월이 되면 장마철 비구름에 일단 한 발짝 물러선다. 내가 태양이라면 시작부터 초를 치니 홧김에 대지를 몽땅 태워버리는 폭동이라도 일으킬 텐데. 나 같은 열여섯 살 남학생이 세상에 실망해서 폭주하듯 말이다.
둑길을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출근과 등교를 마치고 직장인과 학생 모두 정해진 장소에 도착해서 저마다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한가롭게 산책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또다시 거센 파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닷물에 난반사된 빛이 둑에 부딪혀 산산이 흩어졌다. 그 빛 가운데로 문득 사람의 형상이 나타났다. 사신 다음은 천사인가. 시야는 쏟아지는 빛을 손으로 가리고 그쪽을 바라봤다. 둑 위에 서 있는 사람은 짧은 머리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천사라면 이번엔 꽤나 현대식이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둑에 서 있는 소녀가 팔짱을 낀 채 말했다.
가만 보니 짧은 머리 소녀는 내가 걸친 옷과 똑같은 디자인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나 말이야?"
시야는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바닷바람에 미니스커트가 이리저리 모양을 바꿔가며 펄럭였다.
"얘기 말이야."
저 아이는 나와 사신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의외인데."
"뭐가?"
그녀가 손을 허리에 대고 고개를 갸웃했다.
"귀신처럼 미스터리한 존재와 나누는 대화는 당사자에게만 들릴 줄 알았거든."
"나는 귀신이 아니다. 사신이다."
"이 아이는 아직 초심자니까 이해해 줘, 미나모토."
"미나모토?"
"사신의 이름이야."
"왜 캔으로 마셔? 페트병이 양도 많고 뚜껑이 있어서 보관도 편한데."
"그건 냉정한 합리주의자들의 생각이지. 캔으로 마셔야 이 짜릿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거든."
가에데는 캔에서 입을 떼지 않고 이쪽을 곁눈질하면서 단숨에 콜라를 다 비웠다.
"아, 잠깐. 나는……."
"응?"
가에데가 한 손에 빈 캔을 들고 눈살을 찌푸렸다.
"혼자서 먹으면 꿈자리가 사나워지는 법이라고."
"1년 안에 죽을 운명이라 꿈자리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어. 네 돈으로 사 먹으면 되잖아."
"오늘 지갑을 깜박했어. 하나 사 줘."
시야가 손바닥을 내밀며 돈이 없다고 말하자, 가에데도 요금을 청구하려는 듯이 시야를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
"아니, 그러니까 돈이 없다고."
"3일."
"뭐?"
"네 여명의 3일을 주면 콜라 사줄게."
여명이 무슨 남한테 받아서 쓰는 충전식 전자 화폐인 줄 아나.
"아, 됐어."
콜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시야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까는 전부 주겠다며."
"전부는 줄 수 있어도 조금씩 나눠 주긴 아까워."
"무슨 계산법이 그래? 이상한 애네."
"사신이랑 알고 지내는 인간에게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시야가 가에데를 쏘아 보았다.
"그건 그렇고 아까 말인데……."
시야가 이어서 말하려는데 갑자기 가에데가 둑길을 따라 학교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지각하겠다. 나 먼저 간다!"
나 참 지금 이 시간에 지각이라니. 뛰어가는 가에데의 뒷모습을 시야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신은 학교에 뛰어서 갈 열정 따윈 없다고 생각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