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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99385351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25-09-20
책 소개
목차
1화. 빵셔틀의 초능력
2화. 괴물 사과 출현
3화. 다른 세계의 전사들
4화. 싸움의 기술
5화. 휴교령, 그리고 포탈
6화. 괴물의 실체
7화. 교실 습격전
8화. 사과 향이 남긴 자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집에 가는 길은 평소와 같다. 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몸을 펴고 정면만 보며 걸었다. 빵 봉지 속 스티커처럼 하찮은 것만 보였다면 좋았을 텐데 나에게는 보이는 이상한 것들이 보인다. 요즘 같은 겨울엔 증상이 더 심하다. 앙상해진 나뭇가지 사이에 숨어있는 괴이한 것들. 어쩔 땐 바짝 마른 나뭇가지가 손가락처럼 내게 손짓하고 나무 밑동에 웅크린 것들이 나를 주시한다. 퀭한 구멍 같은 눈으로.
그것들이 뭐냐고? 나도 모른다. 숯덩이처럼 시커먼데 자세히 보면 작은 동물 같기도 하다. 그런 것들이 지천에 바글거린다. 어렸을 때부터 보이던 것들이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정신병자 취급까지 받게 된다면 정말 최악의 인생이 되겠지.
유리는 입을 틀어막으며 뒷걸음치고 금돌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기도문 같은 것을 중얼거렸다. 입술을 꾹 깨문 유리는 떨리는 손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사과 한 알을 집어 들더니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허겁지겁 상자를 파헤치며 아래쪽까지 사과를 확인했다.
“전부! 전부 몬스터레드다! 이 상자 하나가 전부!”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내 어깨를 움켜잡았다.
“이게 택배로 왔다고? 이 상자가?”
“네. 누가 보냈는지는 몰라요. 상자에 아무것도 안 붙어있어서.”
“넌 누구냐?”
“누구냐니, 그건 제가 당신들한테 할 질문이죠.”
“왜 네가 이런 걸 받았지? 이게 뭔지는 알고 있나?”
“모른다니까요!”
처참하게 뻗어있는 인간형 괴물들을 보자 유리가 아쉽다. 그녀의 마법이 있었다면 깔끔하게 치워버릴 텐데. 그런데 혹시 이거….
‘쥐로 만든 쥐 괴물, 개로 만든 개 괴물, 이건 인간형이니까 설마 진짜 인간인가?’
불현듯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쿠르륵!”
하지만 그런 고민은 적어도 지금은 할 필요가 없었다. 쓰러졌던 놈들의 파편이 꾸물꾸물 움직이더니 하나로 뭉쳐진 것이다. 그리고 끔찍한 나무 거한으로 성장했다. B급 괴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할머니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떠날 생각이 없으시다. 뭐라고 소리를 지르려다 말았다. 이기면 그만. 오로지 승리만 생각하련다.
“자, 괴물아. 나만 보고 따라오렴. 지옥으로 안내해 줄게.”
게임으로 치면 보스전 두 번째 페이즈 시작이다. 박살 났던 세 놈이 뭉쳐져 하나의 거구로 재탄생한 살벌한 나무 거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