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에서 꺼낸 바게트 (수요시포럼 제21집)
수요시포럼, 김성춘, 권영해, 권기만, 정창준 | 파란
13,500원 | 20241201 | 9791191897920
풀잎 하나 타오르는 달
수요시포럼 제21집 [노을에서 꺼낸 바게트]가 2024년 12월 1일 발간되었다. [노을에서 꺼낸 바게트]에는 김성춘, 권영해, 권기만, 정창준, 이원복, 장선희, 박수일, 정월향 시인 등 수요시포럼 동인 8명의 시와 산문, 그리고 ‘특집 1 AI의 어깨에서 보다’, ‘특집 2 등단 50주년 김성춘 시인 자선 대표시’ 10편이 실려 있다. ‘특집 1 AI의 어깨에서 보다’에는 AI의 딥러닝을 통해 생성된 시와 이미지를 싣고 있다. 이 특집을 마련하면서 수요시포럼은 “이제는 인간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공포와 희망, 망설임, 사랑의 영역까지도 [AI가] 흉내 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움을 가진다. 예술의 영역은 어디까지 침범당할 것인가. 수요시포럼의 작은 실험은 세상이란 연못에 던지는 조약돌과 같은 질문이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과연 인간다운가?”라고 적었다. 진보는 당연히 두려움과 함께한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그 두려움의 연원과 실체는 대부분 곧 자기 자신이었지 않은가. 그러니 수요시포럼이 제기한 바는 결국 그간 우리가 의심 없이 믿어 왔던 저 인간다움과 예술의 진정성, 그리고 인간-자아의 문제다. 수요시포럼의 이번 특집의 파문이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결코 알 수 없는 일이다. 한편 1974년 제1회 [심상] 신인상(박목월・박남수・김종길 공동 선)을 통해 등단한 김성춘 시인의 시력 50년을 압축해 놓은 ‘특집 2 등단 50주년 김성춘 시인 자선 대표시’는 비단 한 개인의 이력이라고 칭할 수 없을 만큼 웅숭깊은 경지를 선사한다. 김성춘 시인과 더불어 출발한 수요시포럼의 인혁도 기이 22년째다. 그만큼 수요시포럼은 이미 한국 동인사의 한 축임에 틀림없다.
수요시포럼은 2002년, 대표 동인인 김성춘 시인 등 주로 울산 지역의 시인들이 모여 결성하였으며, ‘다름을 접점으로 함께하는’ 현대시 동인이다. 2004년 1집 [바다에는 두통이 있다] 발간 이후, 2집 [대릉원에는 고래가 산다], 3집 [내 눈 속에 물의 주차장이 있다], 4집 [부의], 5집 [그는 나무와 한통속이다], 6집 [당신이 여기저기 널어놓은 것], 7집 [벽의 궁금한 쪽이 문이다], 8집 [너무 눌러쓰면 벌레가 된다], 9집 [봄은 몇 층입니까], 10집 [푸른 행성의 질주], 11집 [캥거루의 밤], 12집 [도마 위의 수평선], 13집 [벽장 속 해변], 14집 [브리콜라주 섬에 도착하는 방법], 15집 [코보다 긴 수요일], 16집 [,에서 벗어나기], 17집 [피타고라스의 맨발], 18집 [룰랭의 가방], 19집 [마이클 잭슨의 거미], 20집 [쪼개진 빨강], 21집 [노을에서 꺼낸 바게트] 등 수요시포럼은 매해 동인지를 통해 색다른 기획과 동인마다 개성 있는 시 세계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