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2013.3

권두논단 가난과 상처의 풍경들/고봉준
작은詩앗·채송화 동인 특집/
그해 나의 봄, 그리고 꽃의 기억
14 봄비 / 이별 그 후 / 김길녀, 17 쓰나미 / 그런 봄날에-나기철, 20 꽃밭 / 지난해의 꽃은 어디에 있나?-나혜경, 23 매화 / 냉잇국이 먹고 싶다-복효근, 26 춘래불사춘 / 다시, 봄은 왔으나-오인태, 29 복수초/ 봄에 핀 한여름 꽃, 채송화-윤 효, 32 유채 밭에서/ 애진 슬픔의 저 유채꽃이여-이지엽, 35 저쪽 / 동백, 산책-정일근, 38 눈부신 봄날 / 개나리 소곡-함순례

월평·시-42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 방민호
54 몸이 상상하고 말하는 동안/ 신진숙
월평·시조-64 치렁치렁한 멋, 허한 맛/ 홍성란
72 지각 체험의 구체성과 이미지의 힘/ 염창권
유심시단
84 바리 연가, 지하철 깊디깊은/ 강은교, 85 어떤 거처/ 이태수, 86 COMPOST PAIL/ 고형렬, 87 고독을 경청하다/ 고진하, 89 귀를 옹호함/ 안상학, 90 한밤의 배후/ 정끝별, 92 늙은 나무가 사는 법/ 양문규, 93 얼음처럼/ 이장욱, 95 귀소(歸巢)/ 정재학, 96 소한(小寒)/ 배한봉, 97 밑/ 이승희, 98 시간의 에피소드 4:종(終)/ 장무령, 100 약수/ 전순영, 101 흠집/ 박후기, 102 고양이의 하품/ 임희구, 103 정전/ 김화순, 104 고금(古今)/ 김병무, 105 시선/ 김종규, 106 빈 방/ 박찬세, 107 검은 잎/ 서동균, 108 메타세쿼이아, 너/ 김진돈

유심시조시단
111 하늘이 그린 인간의 초상/ 이상범, 112 환한 밤/ 김원각, 113 광장에서/ 민병도, 114 내 소녀에게/ 홍진기, 115 화엄사 석등 앞에서/ 박정호, 116 열쇠 나무/ 서일옥, 117 해동성국을 꿈꾸며/ 권갑하, 119 흐름의 결을 읽다/ 이숙례, 120 자리/ 김남규, 122 꽃의 말/ 조 안

유심 문학 토크/ 직선의 세계를 향한 약간의 곡선/ 박형준

나의 삶 나의 문학/ 격랑에 흔들리며 선시(禪詩)에 눈뜨다/ 권기호

누정시 기행③ 포천 금수정/ 무릉도원 찾아가니 고깃배는 보내지 마라/ 임연태-12

기획특집-시와 예술의 만남③현대미술 / 말하는 그림, 말 못하는 시/ 이가림

밑

이승희

이제 그만 혹은 이제 더는 이라고 말할 때 당신 가슴에도 눈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그랬을까. 수면처럼 흔들리던 날들이 가라앉지도 못하고 떠다닐 때 반쯤 죽은 몸으로 도시를 걸어보았을까. 다 거짓말 같은 세상의 골목들을 더는 사랑할 수 없었을 때 미안하다고 내리는 빗방울들을 보았을까. 내리는 모든 것들이 오직 한 방향이라서 식탁에 엎드려 울었던가. 빈자리들이 많아서 또 울었을까. 미안해서 혼자 밥을 먹고, 미안해서 공을 뻥뻥 차고, 미안해서 신발을 보며 잠들었을까. 이제 뭐를 더 내려놓으라는 거냐고 나처럼 욕을 했을까. 우리는 다시 떠오르지 않기 위해 서로를 축복해야한다. 더는 늙지도 죽지도 않는 손들을 늦지 않았다고 물속에 넣어 보는 것이다. 세상에 속하지 않은 별들로 반짝여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