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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비평 7호

일본비평 7호

(2012년 하반기)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엮은이)
그린비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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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비평 7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일본비평 7호 (2012년 하반기)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학회/무크/계간지
· ISBN : 9772092686004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2-08-15

책 소개

7호는 ‘재해와 일본인’이라는 특집주제를 통해, 반복적으로 재해의 위협에 노출되어 온 일본인들의 사상과 생활공간에 미친 ‘재해’의 영향을 여러 측면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일본비평> 7호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의 글을 모았다.

목차

편집자의 말 / ‘문명의 화산’에서 바라보는 재해와 일본인 조관자

특집: 재해와 일본인
재해와 일본의 사상 _ 스에키 후미히코
재난과 이웃, 관동대지진에서 후쿠시마까지 : 식민지와 수용소, 김동환의 서사시 「국경의 밤」과 「승천하는 청춘」을 단서로 _ 황호덕
계엄령에 대하여 : 관동대지진을 상기한다는 것 _ 도미야마 이치로
일본 재난영화의 내셔널리즘적 변용 : 「고지라」와 「일본침몰」을 중심으로 _ 김려실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 일본의 지진 예측 연구에 관한 역사적 고찰 _ 김범성
3·11 이후의 일본의 원자력과 한국 _ 전진호
재해 재건과 창조적 관광정책 _ 조아라
특집시론 / ‘절대반지’로서 원자력의 유혹 _ 강상규
연구노트 / 떠날 수 없는 내 고향, ‘도호쿠’ _ 이호상

연구논단
‘재일동포’ 호칭의 역사성과 현재성 _ 정진성
세계화와 일본의 기업별조합 _ 우종원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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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소원은 간절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원전의 피폭지에 무엇을 재건하든 자연이 문명의 오욕을 씻어 줄 시간을 겸허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 부흥은 자연의 순환 원리 안에서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실제로 근대 이전의 일본인들은 쓰나미가 덮친 해안가를 개발해서 살아갈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도호쿠 지역의 향토연구가와 역사가들은 근대 이전의 사람들이 이번 쓰나미의 침수지역을 벗어난 경계선에 신사(神社)를 세워 놓았음을 알아차렸다. 옛사람들은 “쓰나미가 몰려오면 육친도 살림도구도 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높은 곳으로 피하라”는 말을 바위에 새기고 있었다. 지진 예보가 없던 시대에 스스로 재난을 방어했던 사람들의 지혜는 근대화 이후의 개발이익과 일본인론의 미담 밖으로 밀려났다. 근대화 이후 망각되었던 방재의 지혜는 3·11 쓰나미의 침수지 위에서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 조관자, 「편집자의 말」(본문 9쪽) 중에서


독립선언과 소요사태론이 교차했던 3·1운동은 하나의 영토 안에 두 개의 주권이 경합했던 순간이라는 의미에서, 일종의 내전 상태를 연출했다. 그리고 그 직후인 1919년 8월, 정국 수습을 위해 조선총독에 부임한 사이토 마코토(齋藤實)는 미즈노 렌타로(水野鍊太郞)를 정무총감으로 삼아 함께 남대문 역에 도착한다. 미즈노는 남대문 역에서 강우규 의사의 폭탄 세례를 받았지만 결국 살아 남았고, 후에 식민본국의 내상(內相)이 된다. 그가 관동대지진 하의 계엄령 발동을 통해 재일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의 내전상태·일방적 살육이었지만, 결코 그 살육의 상황 하에서는 죄가 되지 않았던 집단 학살을 획책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미즈노 렌타로와 유언비어를 함께 만들어 유포한 경무총감 아카이케 아쓰시(赤池濃)는 3·1운동의 뒷수습 역(役)으로 조선총독부 내무국장과 경무국장을 지낸 사람이었는데, 지진 발생 직후 내무대신 미즈노 렌타로에게 계엄령을 요청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3·1운동의 열기와 그 후의 분위기를 겪은 미즈노와 아카이케가 조선인에 대한 공포로 인해 유언비어를 만들었고, 경무국장 고토 후미오(後藤文夫)가 이를 연락병을 통해 후나바시(船橋) 해군송신소에 보냄으로써 전국으로 퍼졌다는 설이 정설화되어 있다. ― 황호덕, 「재난과 이웃, 관동대지진에서 후쿠시마까지」(본문 60~61쪽) 중에서


이처럼 원작은 냉전과 환경오염, 내셔널리즘이 인류의 멸망을 불러올 것이라는 주제를 담은 패러디 소설이지만 “내셔널리스트적 상상력에 이르는 수로(水路)를 열었다고 보는 것도 가능하다.” 2006년, 우경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영화 「일본 이외 전부 침몰」의 상상력은 한층 우편향되었다. 가와사키 감독은 시간적 배경을 고이즈미 수상과 아베(安部晋三) 관방장관의 이름을 합친 듯한 야스이즈미(安泉) 수상이 집권하는 2011년의 근미래로 옮겼다. 일본 이외 모든 국가가 침몰하자 각국 지도자들이 일본으로 몰려들어 야스이즈미 수상의 비위를 맞춘다. 중국 주석은 “침략의 역사, 중국과 함께 가라앉았다”고 하고 한국 대통령은 식민지의 과거는 “물에 흘려보냈다”(水に流しました, 일본어로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뜻)고 한다. 언어유희를 빙자한 과거사 왜곡은 계속된다. 미국인 유엔사무총장은 아메요코(アメ?)의 ‘아메’는 아메리카를 의미한다며 우에노 공원을 미국령으로 해달라고 조르고 총리는 ‘아메’는 사탕을 의미할 뿐 미국과 관계가 없다고 대답한다. 한편, 일본에 온 할리우드 스타들은 일본에서 일터를 구하려고 혈안이 된다. 방송사에서는 그들을 고용해 외국인을 뭉개 버리는 괴수시리즈를 유행시킨다. 일본사회 전반에 외국인 혐오증이 확산되고 정부는 GAT(Gaijin Attack Team)를 설치하여 외국인 범죄자를 사냥한다. ― 김려실, 「일본 재난영화의 내셔널리즘적 변용」(본문 136~137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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