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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이야기/사진가
· ISBN : 9788901066158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거울 신화, 첫 번째 이야기 - 박기호
거울 신화, 두 번째 이야기 - 강영호
거울 신화, 세 번째 이야기 - 안성진
거울 신화, 네 번째 이야기 - 박경일
거울 신화, 다섯 번째 이야기 - 양현모
거울 신화, 여섯 번째 이야기 - 권영호
거울 신화, 일곱 번째 이야기 - 박상훈
거울 신화, 여덟 번째 이야기 - 조선희
거울 신화, 아홉 번째 이야기 - 구본창
거울 신화, 열 번째 이야기 - 변순철
거울 신화, 열한 번째 이야기 - 김용호
거울 신화, 열두 번째 이야기 - 오형근
저자소개
책속에서
신수진 - 개인 작업과의 균형감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개인 작업에서와 유사하게 영화 포스터 사진에서도 인물이 카메라와 정면으로 맞서고 있고 그 얼굴이 딱히 어떤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하기 힘든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인물의 정면이 밋밋하고 정적인 느낌을 줄 것 같지만, 사진을 들여다보면 찍힌 사람들이 나와 맞서는 느낌이 들면서 오히려 역동성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오형근 - ... 촬영 시 저는 배우들에게 끊임없이 감정을 멈추지 말라고 요구합니다. 내가 찍는 순간에도 감정을 전진시키라고요. 인물 사진도 결국은 '거울과 창'이에요. 보이거나 해석하거나, 대부분은 반응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 개인 작업이 강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의 작업의 표현 요소 속에 맞추어 넣는 것이라면, 영화 포스터의 사진은 반대로 영화 속 등장인물의 성격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배우의 얼굴에 내 표현 요소들을 입히는 작업입니다. 굳이 나누어 얘기하자면 전자는 인물의 아우라를 죽이는 것이고, 후자는 아우라를 살리는 일이 되겠지요. 그것을 통해서 소로 다른 소통을 시도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소통의 내용이 다를 뿐 사진 속 인물이 감상자에게 말을 걸게 만드는 표정과 정면성은 공통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신수진 - 사진에 나타난 바로는 부담스럽거나 강하지 않은 정서적 표현이 주를 이루는데,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관찰한 것을 사진에 적용하면서 모델에게 주로 주지시키는 것이 그런 정서적인 부분인지요.
권영호 - 저는 사진이 어떤 느낌을 강요하는 걸 아주 싫어해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불쌍하다.'를 말하려고 그를 불쌍하게 만들어 똑같이 불쌍하게 느끼게 되는 건 별로라는 겁니다. 약간의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을 좋아하지요. 심지어는 사진에 제목을 다는 것도 싫은걸요. 뭔가 이름을 붙여 버리면 보는 사람들도 그 제목을 가지고 그 사람을 먼저 볼 거 아니에요. 딱히 내가 이렇게 보라고 알려 주기보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느낌을 선호합니다.
신수진 - 남들보다 앞서간다는 건 지금은 없는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라는 말씀이신데요. 결국 무엇을 위해서 기술을 활용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박경일 - 앞서도 말했지만 저는 제 작업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컬러만큼이나 색다른 피부 톤을 즐깁니다. 사진에서 리얼리티를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것을 머리로 치밀하게 계획해서 현실로 끌어내고 생생한 실체로 만드는 것에서 저는 자유를 느낍니다. 이 나이에도 천사를 생각하고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비눗방울을 부는 꿈을 실천에 옮겨 볼 수 있는 게 패션 사진입니다. 그리고 저는 작업할 때 철저하게 이기적인 사람이 됩니다. 다른 사람이나 조건을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몰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