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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88901087986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08-09-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 아타의 커플, 고전 속의 커플 그리고 나
거침없이 사랑하라, 그리고 망각하라
연인의 원형 솔로몬_ <구약성서(아가雅歌)> / 사랑받고 사랑한 온전한 사흘_ 이광수 <원효대사> / 모두가 사랑한 여인_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 그를 만나 생을 믿다_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 맨발의 성자_ 니코스 카잔차키스 <성자 프란체스코> / 전쟁도 불사하다_ 호메로스 <일리아스> / 용서받지 못할 사랑_ 조제프 베디에 <트리스탄과 이졸데>
배반하라, 사랑을 배반하라
그림자를 외면하면_ 샬럿 블론테 <제인 에어> / 사랑이 떠나간 자리_ <그리스 신화(에로스와 프시케)> / 넌들 나를 알겠느냐_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 아버지 같은 남편의 죽음_ 김부식 <삼국사기(진성왕편)> / 여자는 뱀이다!_ 프리드리히 니체 <안티크리스트> / 너의 본질은 대지!_ 헤르만 헤세 <지와 사랑>
태초의 사랑을 잃다
분노 이전에 사랑이 있었다_ 서사무가 「바리공주」 / 사랑의 모독_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부활> /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야_ 빅토르 위고 <노트르담 드 파리> / 무슨 권리로 나를 버렸지?!_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 사랑할 때 조심해야 할 것_ 윌리엄 셰익스피어 <오셀로> / 영혼을 팔다_ <구약성서(창세기)>
악마의 입맞춤으로 구원되다
악마가 돕다_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 악이 없으면 활력이 없다_ 이탈로 칼비노 <반쪼가리 자작> / 지옥을 통과하다_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 / 카인의 표지를 보살피다_ 헤르만 헤세 <데미안> / 자승자박의 사랑_ <그리스 신화(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 변학도를 위한 변명_ <춘향전> / 열정보다는 사랑을!_ 막스 뮐러 <독일인의 사랑>
멈추어라, 너는 참으로 아름답다
공명共鳴_ 생 텍쥐페리 <어린 왕자> / 이별마저 사랑하다_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 네가 있어 신을 사랑해!_ 앙드레 지드 <좁은 문> / 소녀, 노인을 믿다_ 존 로날드 로웰 톨킨 <반지의 제왕> / 늑대 각시를 아십니까?_ <알타이 신화(여황제 알튼차츠)> / 오만엔 오만으로_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 누가 돌을 던지랴_ 일연 <삼국유사(광덕과 엄장)>
에필로그_ 그래서 물들이고 싶었던 거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결혼으로 공인된 마르크와 이졸데의 관계는 문명의 상징입니다. 반면 위험한 사랑으로 엮인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관계는 자연적 신비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은 문명으로 드러나지 못하고 문명의 그림자로 감춰지는 걸까요?
그것은 원래 문명 자체가 에로스의 억압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문명이란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고,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이 동일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는 공동체 유지를 위해 질서를 위반하는 개인을 처벌합니다. 문명의 관점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잊어야 하는 이를 잊지 못해, 지켜야 하는 것을 지키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한 것입니다. 그러니 공동체가 두고 볼 리가 있겠습니까? 공동체에 그들을 위한 자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비극을 낭만적 사랑에 대한 두려움과 경고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으로 끝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은 존슨의 지적처럼 “신성을 다른 인간에게 투사할 때 빠질 수 있는 함정”이 아니라 죽음도 아깝지 않는 사랑의 힘으로 이해하는 것이 훨씬 신화의 뜻에 가깝지 않을까요? 모든 생명체를 해체하면서 스스로를 드러내는 신성, 사랑!
문명의 혜택을 받고 살면서 우리는 문명에 의해 해석할 수 없는 사태, 감당할 수 없는 사태를 두려워하지만,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은 그렇게 질병처럼, 홍수처럼, 지진처럼 다가와 우리를 덮칩니다. 어쩌면 우리는 거부할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하여 트리스탄이 되어, 이졸데가 되어 생을 다 내주고도 아깝지 않은 인생수업이 있음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요? ―'용서받지 못할 사랑' | 조제프 베디에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에서
프롤로는 지적인 안정감이 계속되면 결코 지적이지도, 안정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죽어 있는 지성’이지요? 그런 그에게 절실한 것은 활력이었습니다. 에스메랄다가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그것! 생명력 넘치는 그녀가 배운 거라곤 춤하고 노래뿐이어서 오히려 자기 안의 생명력을 숨기지 못하는 에스메랄다! 그러나 프롤로의 사랑 에스메랄다는 프롤로를 버렸습니다. 그는 그녀의 생기를 알아봤지만 그녀는 본능적으로 죽은 지성이 싫었던 거지요. 그리하여 그의 채울 수 없는 욕망은 음험하고 추한 욕망이 되었습니다. 사실 욕망에 무슨 선이 있고 무슨 악이 있겠습니까? 그저 제대로 태워보지 못한 욕망이 스스로 천해지는 것이지요. 사랑 때문에 상처 입은 자존심이 증오의 에너지로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질투와 증오에 눈이 먼 프롤로는 에스메랄다가 사랑한 남자 페뷔스를 살해하지요? 그 죄를 고스란히 뒤집어쓴 것은 에스메랄다였습니다. 프롤로는 에스메랄다가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이유 없이 마녀사냥당하는 것을 그저 두고만 봅니다.
파울로 코엘료에 따르면 사랑은 길들여지지 않는 힘입니다. 길들여지지 않는 사랑을 길들이려 할 때 사랑이 우리를 파괴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으로 사랑을 길들이려 할까요? 우리가 가진 것으로 길들이려 합니다. 프롤로가 가진 것은 죽은 지성과 알량한 명예였습니다. 그는 그가 가진 것으로 사랑의 활력을 마녀사냥하고 그럼으로써 더욱더 생기를 잃어갑니다. 그랬기 때문에 아직도 우리는 에스메랄다와 함께 프롤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주검을 안고 사라진 고독한 영혼 카지모도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프롤로의 불행입니다.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야' | 빅토르 위고 <노트르담 드 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