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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01156194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13-04-10
책 소개
목차
1장 예쁘고 못돼 처먹은 너
2장 클럽 안티 버틀러
3장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
4장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
5장 인류 취향의 역사를 위하여
6장 미스터 버틀러의 취향
에필로그 완벽한 봄날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날도 너는 고양이 귀 머리띠를 하고 왔다. 너는 까만색 꼬리를 달고 왔고 여전히 짝짝이 렌즈를 끼고 있었다. 마치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너는 고양이였다. 나는 당혹스러웠으나 어떤 반응을 보이기가 쉽지 않았다. 너의 미모는 나를 오징어로 만들어버리기에 충분했기 때문에 버터도 발라져 있지 않은 얄팍한 나는 네 옆에서 타버리거나 바짝 구워져 배배 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나도 귀가 잘 안 들렸으면 싶었다. 내가 그때까지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것은 순전히 자존심 탓이었다. 불쾌한 일을 당하고 곧바로 자리를 뜬다면 그 뒤에 따라올 것은 비아냥거림이 분명했다. 이건 네게 당하면서 배운 결과였는데 그러니까 병신 같은 놈, 고양이도 안 기르는 새끼, 고양이도 모르는 새끼, 고양이도 이해 못하는 새끼, 카레 하나도 못 먹는 새끼, 커피엔 꼭 생크림을 올려야 한다고 믿는 새끼, 세상 평범한 새끼, 평범한 것 외에는 아무 장점도 없는 새끼…….
“장국태가 아직 대선 후보로 등록되지 않은 것 때문에 우리의 생각이 과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것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죠. 취향이라는 새로운 코드를 가지고 그토록 거대한 지지층을 가진 사람은 이제껏 없었으니까요. 실제로 언론에서도 그렇게 보고 있고요. 그 사람처럼 취향을 이토록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람도 전무후무할 거예요. 머리가 좋은 사람이죠. 우리는 그 사람을 코드 네임 ‘미스터 버틀러’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보안상의 문제도 있으니 신입 회원들도 실명보다는 이 이름을 사용해주세요. 버틀러들을 담합시키고 그 힘을 이용하는, 그들의 수괴란 의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