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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30571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 계피(가을방학)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 조우리
에코 체임버 …… 조시현
녹색극장 …… 차현지
미래의 미래 …… 허희정
셋 …… 이수진
카페 창가에서 …… 이승은
매일의 메뉴 …… 송지현
발문_노래는 이어진다, 어제에서 오늘로 …… 권민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밀크드림 좋아해?”
주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어떤 질문이었더라도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초콜릿 좋아해? 수학 좋아해? 혹은 다른 무엇이었더라도. 전학 첫날이었다. 짝이 된 아이가 건넨 질문엔 무조건 긍정의 신호를 보내고 싶었다. 잘 보이고 싶었다. 초등학교 입학 후 벌써 세 번째 전학이었다. 주영도 요령이 생겼다. 이미 그 안에 관계와 역할이 형성되어 있는 아이들의 무리에 끼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냥 딱 한 명, 주영에게 호감을 느끼고 먼저 다가와줄 한 명만 있었으면 했다. 손을 내밀어주기만 한다면 그 손을 놓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조우리,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중에서
시험을 망쳤어! 오 집에 가기 싫었어!
옆방 애들은 거의 악을 지르듯 부르고 있었다. 벽을 통해 진동이 느껴졌다. 대걸레를 가지고 오며 힐끔 들여다보니 자주 보이는 근처의 고등학교 교복이었다. 지금쯤이면 중간고사 기간일 터였다.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에 유행했던 저 노래가 다시 회자되기 시작한 건 박수지 때문이었다. 박수지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건져낸 진흙 속의 진주였다. (……) 매일이 경쟁인 청년들의 가슴에 한줄기 위로를 던지는 청량한 목소리……. 박수지가 노래를 부르는 내내 감성적인 폰트의 자막이 둥둥 떠다녔다. 저는 계속 싸우고 있었는데요, 애초에 저는 그 승부의 세계에조차 들어가지 못했던 거였거든요.
―조시현, 「에코 체임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