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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01240084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0-02-25
책 소개
목차
서문_우리가 이 도시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1부_해야 할 일을 합니다
내일 일은 더 잘하고 싶었다/글쓰기를 좋아하세요?/벼룩시장의 제프리/더 나빠지기 전에 헬로라이프/왜 나는 잡지계로 돌아왔는가/그렇게 박창진이 된다/바버샵의 빛과장님/코코와 한국야쿠르트/양복 아저씨들/니키 라우다와 문명의 무균실화/계획에 실패한 사람들에게/숫자와 가치/중요한 건 잉어
2부_산란한 마음이 유행병처럼 들어도
거대 거리고 나/우리 안의 고려반점/삼각지의 옛집국수/90년대의 시흥사거리와 스니커즈 비즈니스/JY Lee 연대기/오래된 집에 산다/구여권으로 가는 마지막 여행/라라랜드의 메르세데스 애니멀스/예비역 지드래곤의 경제효과/이너 피스 럭셔리/연애와 알고리즘
3부_도시 생활은 점입가경이지만
입장들/시청역의 데이비드 호크니/모두가 한 골목에서 맥주를 마셨다/성수동의 카페와 벽돌과 시간과 흔적들/동묘시장과 ‘개쩌는 빈티지 숍’/힙타운 공식/종이의 가치/명예와 모객의 서점업/해방촌의 독립서점/힙한 가게의 속사정
4부_어쩔 수 없이 여기 사람이니까
도시의 낮과 밤/서울의 습관/야생 고양이와 도자기 그릇/빨래와 세제/국립극장 가는 길/이코노미 클래스에서의 글쓰기/엄마의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독립출판, 보도블록, 김치전/함부르크의 랜덤 케이팝 댄스/모데나와 식초계의 페라리/스트레스와 도시
후기를 대신하여_ 원고 주변의 이야기
감사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 후로 나는 일에 지치거나 내 노력이 무의미하다 싶을 때 종종 라이트바우어의 말을 펼쳐 본다. 미쉐린의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물론 훌륭하겠지만 그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는 아닐 것이다. 그게 무슨 상관이람. 나만의 과제가 가장 중요하다. 나 역시 점점 나아지는 레스토랑 같은 뭔가를 만들고 싶다. 그 마음으로 회사 일을 하고 종종 이런 원고를 만든다. 내게도 다른 삶은 없다. 이게 내 동기이고 내 게임이다. 내가 이 도시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 '서문_우리가 이 도시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중에서
여전히 해외에서 주말 아침에 시간이 남으면 벼룩시장을 찾는다. 제네바 외곽의 건물 지하에서, 긴자 근처의 박람회장 앞에서, 다른 이런저런 외국의 벼룩시장에서 나는 늘 같다. 옷에 먼지를 묻혀가며 쭈그려 앉아 별것도 아닌 물건들을 구경한다. 들었다 놨다 하다 푼돈을 깎아달라며 조르고 곧 찢어질 듯 얇은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아 온다. 그럴 때마다 제프리를 생각한다. 언젠간 나도 제프리처럼 될지도 몰라. 그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지금 물건 봐두는 게 도움이 되겠지.
― '벼룩시장의 제프리' 중에서
바버샵의 옷은 유행을 잘 안 탄다. 실제로 이 가게에는 몇 년 된 재고가 있지만 별로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 유행을 안 타는 건 치명적이다. 업종을 불문하고 유행이 되거나 유행을 타는 일에 골몰한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일에 모두 목숨을 건다. 무엇을 왜 팔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본 바버샵은 그런 고민을 하는 곳이다.
― '바버샵의 빛과장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