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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25517100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ACT 1. 분노에 사로잡힌 여자
ACT 2. 장난감 남자
ACT 3. 옛 친구
ACT 4. 사방팔방이 막힌 여자
ACT 5. 사라져가는 사람
리뷰
책속에서
젠장.
충동이 몰아친다. 불현듯 모든 것을 때려부수고 싶어진다. 알고 있다. 저런 천박한 놈 따윈, 해고당해도 싸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고도 못 본 척해온 이 건축자재 회사와 그 뜻에 따라 그럴듯한 구실을 찾아내 사직을 권고하는 자신. 제기랄. 대체 나는 뭔가? 싫증난다.
몇 번인가 그만두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이 일을, 말이다.
그래도 이 업무 어딘가에, 심취해 있는 자신이 있다.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도 때때로 생각한다. 이런 일이, 대체 어디가 좋은가.
모르겠다. - 본문 21쪽에서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이것을 기회로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이 뻔한 말에, 무심코 웃음이 나올 것 같다. 울고 싶어진다. 올해 마흔하나가 된 독신녀에게 대체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무라카미 옆에 앉아 있는 아름다운 여자, 변함없이 침묵한 채 바닥에 시선을 떨구고 있다. 대체 이 여자는 무엇 때문에 여기에 있는 것일까. 눈엣가시다. 이 여자와 나와의 차이.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미래. 과거 독신이었던 대부분의 친구. 깔깔거리며 웃는 젊음. 마음에 드는 남자와의 즐거운 시간. 아직 건강하고 생기 넘치던 부모. 헤아릴 수 없다. 그 모든 것은 어느 사이엔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나는 지지 않는다. - 본문 33쪽에서
맨션 대출금 상환은 앞으로 14년이나 남았다. 계속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된다. ... 언젠가 몸 상태가 나빠서 병원에 갔다. 갱년기 장애라는 말을 듣고 경악했다. 아직 마흔하나인데, 아마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겠지. 그래도, 그것이 어쨌다는 것인가.
나처럼 마흔을 넘겨도 아직 아파트 생활을 하는 지방 출신의 독신 여성은 많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지만 남편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자식한테도 얕잡아 보이는 외로운 주부도 얼마든지 있다. 위를 보면 한이 없다. 밑을 봐도 한이 없다. 비교론 같은 건 무의미하다. 내가 지금 나인 것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적어도 미련 없이 살고 싶다. - 본문 5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