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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25536873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0-06-30
책 소개
목차
그 밤, 부서진 피리
평행세계
이십오 년 만의 만남
쓸쓸한 진심
믿고 싶은 미소
아름다운 것
머나먼 각자의 세계로
네가 없는 이곳
기다림과 그리움
첫눈처럼 나타난
1과 0 사이를 건너
증명한 마음
이름을 부르다
혼자만 아는 비밀
꽃이 피지 않아도
공조 수사
그저, 사랑하기로
오얏꽃의 잔상
책속에서
평행세계, 신분증, 같은 얼굴. 골몰히 생각하면 할수록 답은 하나였다. 태을은 자신이 어떠한 운명 앞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운명은 스스로의 선택이지만, 어떤 운명은, 운명이 삶을 선택하기도 한다. 태을도, 곤도. 두 사람은 함께 서 있었다. 운명 앞에.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날 일들은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일상은 언제나 짧고, 잠시뿐이라는 슬픈 예감도 태을을 막지는 못했다. 태을은 자신을 선택한 운명을 어떻게든 헤쳐 나가기로 했다. 피하는 것도, 의심하는 것도 끝난 지 오래였다. 이제 그저, 사랑하기로 했다.
_「그저, 사랑하기로」 중에서
그저 사랑하는 사람이 조금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지치고는 한다. 그런데 태을과 곤의 사이에는 알 수 없는 차원이 거대한 벽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그 벽 앞에서 태을이 너무 힘들거나 지치지 않기를 곤은 바랐다. 이기적인 마음이라는 걸 알았다. 그러나 황제가 될 이로 태어나고 자라며 처음으로 가져보는 이기적인 마음이었다.
“부디, 지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거야.”
_「공조 수사」 중에서
“황실은 가장 명예로운 순간에 군복을 입어. 이기고 오겠단 얘기야. 명예롭게 돌아와서, 금방 갈게.”
“……온다고?”
“기다려줄 건가?”
“또 보자. 이곤.”
태을에게 불린 자신의 이름은 낯설고도 황홀했다. 곤은 가슴 깊이 제 이름을 새겨 넣었다.
“부르지 말라고 지은 이름인 줄 알았는데 자네만 부르라고 지은 이름이었군.”
_「이름을 부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