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25536897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사인검에 새겨진 소명
마침내 시작된 혼란
구슬픈 운명 앞에서
모든 생을 걸고
피와 검과 정의
우주를 건너온 연인
어수서점
대한제국의 황후
새로운 전장이 펼쳐지고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
언젠가, 영원히
모든 걸음과 시간을
멈춘 시간 속에서
오늘 단 하루만
상사화의 꽃말
다시, 그 밤으로
너에게 가고 있어
시간에 지치지 않기를
온 우주의 문을
영원과 무량
아름다운 공식
찬연했던 기억만이
우리를 선택한 운명
책속에서
자신과 사랑했던 정태을. 아마 자신을 잊었을 테지만, 그래도 태을이 보고 싶었다. 태을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문을 열 때마다 기대했고, 태을을 만나지 못할 때마다 실망했지만 곤은 태을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온 우주의 문을 열어서라도 태을을 만나고 싶었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서 결국에는 문과 문의 세계를 떠돌다 죽게 된다고 하더라도……. 헛된 시간이 된다고 할지라도 상관없었다. 태을을 찾는 시간이 헛될 수는 없기에 곤은 맥시무스와 함께 숱하게 달렸다.
_「우리를 선택한 운명」 중에서
모든 것이 그날 밤과 똑같이 흐르기를 바랐다. 그러나 달라졌다. 달라지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달라진 걸까. 자신이 용감해지겠다던 태을과 곤을 대신해 총을 맞던 은섭과 두 번 고민 않고 이림과 함께 가겠다던 신재, 무운을 빌어주던 노상궁. 그 얼굴들이 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났다.
곤은 깨달았다. 아름다운 식일수록 간단하다. 달라진 건 그날과 달리 오늘 밤,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우린 아직, 다 도착하지 않았으니까.’
곤은 사인검을 문 앞에 내려놓고 영과 같이 천존고로 내달렸다.
_「아름다운 공식」 중에서
“운명은 변하지 않았어. 운명은 진짜 바꿀 수 없는 걸까?”
“그럴 리 없어. 운명이 그렇게 허술할 리 없어. 커다란 운명일수록 더 많이 걸어야 도착하게 되는 거 아닐까. 우린 아직 다 도착하지 못한 것뿐이야.”
가혹한 운명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싶을 때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유가 되었다. 마땅히 주어진 운명을 사랑할 이유. 곤은 어느새 잠든 태을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조금 야윈 듯한 사랑스러운 뺨에 곤은 조용히 입을 맞췄다.
_「온 우주의 문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