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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25546971
· 쪽수 : 43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1. 시작 - 존을 만나다
2. 언젠가 우리 손자들에게 이 얘기를 합시다
3. 사랑해, 당신은 완벽해, 이제 얼른 가
4. 탐폰이 나를 평화봉사단원으로 만드는 방식
5. 제3세계의 영광 속에
6. 멀쩡한 다리는 하나뿐
7. 집에 데려다줘요
8. 아무도 아는 이 없는 곳에서 산산이 부서지다
9. 시들어가는 난자
2부
10. 오, 하나님, 우리 우간다로 가요
11. 지옥의 한 귀퉁이
12. 적어도 소똥은 없는, 즐거운 나의 집
13. 두 가지 에이즈
14. 미개척지 살림의 여왕 탄생
15. 므중구의 목소리, 혹은 맛있는 음식
16. 순 겁쟁이
17. 아주 먼 현장에서의 기록
18. 재미없게 굴지 마
19. 임신일 수도 아닐 수도
20. 선행이 항상 잘 풀리는 것은 아니다
21. 땀 냄새와 찌든 섹스 냄새
22. 거친 서부의 법과 질서
23. 나의 아프리카 임신
24. 다시 풍요의 땅으로
3부
25. 아이 키우기
26. 패키지 지옥
27. 이제 내 말 들려?
28. 싱싱한 생선을 사러 시장으로
29. 백인 팀!
30. 끝이 보이다
31. 우간다의 삶과 죽음
32. 준비 대기
33. 나의 핏속에 영원히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리뷰
책속에서
결국 우리는 타협안을 찾아냈다. 존이 올버니 대학에서 지원자 면접을 볼 때 나도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거기까지 90분 동안 차를 몰고 가면서 난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 남자는 모집원일 뿐이야. 내 마음에 안 들어도 상관없어. 평화봉사단에 들어가기 위해 그 사람 면접만 통과하면 되는 거야.
하지만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부르키나파소의 작은 마을에 대해 말하던 그의 흥분된 목소리와 내 손을 잡던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난 그 남자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제는 어쩌면 그 남자를 내 걸로 만들기 위해 평화봉사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케이크와 풍선과 손님들로 가득 찬 곳에서 눈물샘이 터졌다. 존이 날 끌어안고 최선을 다해 위로하는 동안, 난 그의 입에서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으니 가지 말아줘’라는 말이 나오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면 이 괴로움도 끝날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똑똑한 이 남자가 눈치는 빵점이라는 게 여실히 증명되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 남자가 평화봉사단 모집자 버전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었다. “봉사단 지원자들을 설득해 떠나보내기로 굳게 맹세합니다.” 이런 선서 말이다. 아니, 어쩌면 모집자가 신참과 사랑에 빠져 떠나지 못하게 붙잡는 게 금지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난 그런 금지 규정이 있길 바랐다. 그게 아니라면 나 혼자만 미친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꼴이니까.
“저게 내가 생각하는 그거예요?” 나는 흥분해서 물었다. 숨이 가빠지는 느낌이었다.
“아, 세탁기요?” 폴린이 어깨를 으쓱했다.
“세탁기가 있어요?” 그건 내가 일주일 동안 본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건이었다.
“하나 있어요. 하지만 물론 쓰진 않아요.”
그럼 제가 써도 될까요? 난 이렇게 묻고 싶었다. 아프리카에 온 지 일주일밖에 안 됐으면서 벌써 이웃집의 현대식 기구를 탐내다니, 이건 그다지 좋은 신호가 아닐 것이다.
“왜 안 쓰세요?” 내 질문에 폴린은 ‘미개척지 생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거예요?’라고 묻듯 날 쳐다보았다. 까놓고 말해서, 난 이런 미개척지에 있어본 적이 없으니 모르는 게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