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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2555435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4-09-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처음에는 소꿉놀이 같아서 재미있었다.
음식도 내 손으로 만들었다. 치즈를 얹은 크래커를 하루에 세 번씩.
텔레비전도 하루 종일 맘껏 보았다.
처음 삼 일 동안은 좋았다. 아침에 치즈를 얹은 크래커를 먹고
텔레비전 보고, 점심에 치즈를 얹은 크래커를 먹고 텔레비전 보고,
저녁에 치즈를 얹은 크래커를 먹고 텔레비전 보고,
그리고 침대로 쏙. 온종일 생각할 게 텔레비전과 치즈밖에 없었다. 완벽했다.
“닥쳐! 너는 그게 어떤지 조금도 몰라!”
내가 고함을 지르자, 브리짓도 고함을 질렀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아니? 그게 어떤지 네가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하는데!”
“그렇지 않아!”
내가 소리쳤다. 브리짓과 나는 지금까지 아주 오랫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며
지내지 않았나?
하지만 브리짓이 옳다는 사실을, 우리가 나눈 대화는 흙 색깔과 사투리와
이름밖에 없다는 사실을, 나머지는 모두 숨겼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몇 초 밖에 안 걸렸다.
두 번째 질문을 할 차례가 왔다. 그래서 입을 열었다.
“저…… 저…….”
“뭔데, 아가?”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아니야, 오브리, 괜찮아. 물어봐.”
나는 숲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리고 기다렸다. 엄마도 기다렸다.
“엄마는 나보다 사바나를 더 사랑했나요?”
“아, 아니야! 오브리. 아가, 정말 미안해. 정말 미안해.’
엄마가 몸을 떨며 흐느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엄마가 내 손을 뺨에 갖다 댔다. 축축하게 젖은 뺨이 느껴졌다.
“절대 그렇지 않아.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했니?”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 말도 안 했다. 두 눈을 꼭 감고
내 슬픔과 뒤섞이는 엄마의 슬픔을 느낄 뿐이었다.
“엄마는 너한테 엄마 대신 아빠가 있는 게 좋았을 거란 생각을 수없이 했어…….”
나는 목소리를 찾았다. 그래서 아주 작은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러길 바란 적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