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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1883169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3-04-15
책 소개
목차
이 소설은 장 제목 없이 제1장부터 제38장까지 총 3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속에서
그런데 지금은 사회에서 고립된 채 불만만 가득했다. 일주일 동안 행복한 시간이라고는 쇼핑몰에서 공짜 시식거리로 로만을 배불리 먹이는 것. 그래서 저녁을 차릴 필요가 없도록 할 때가 전부였다. ‘나는 엄마 역할 하나로 충분하지 않다. 뉴욕이 나한테는 모든 걸 제대로 돌려놓을 기회다. 아기가 생기기 전에 하던 일로 돌아가야 한다. 일자리를, 내가 명랑한 사람일 뿐 아니라 지금보다 좋은 엄마라는 사실을 증명할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우울한 마음을 이겨내, 마침내 머리를 똑바로 추켜들어야 한다. 나 자신을 되찾아야 한다.’ 이렇게 깊은 공상에 빠져들다 네살짜리 아들이 내지르는 비명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바로 그때 다프네와 내가 시선이 마주쳤다. 나는 당혹감이 몰려들어 시선을 재빨리 피했다.
“저 여자는 패션 인플루언서였으나, 지금은 아이를 낳았으니 ‘맘 플루언서’에 가까운데 패션 감각이 대단해요. 최고지요.”
나는 지금까지 웰빙 권위자나 DIY 전문가나 얼음 음료 예술가와 작업을 많이 했지만, 이쪽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였다.
“맘플루언서가 뭐야?”
“인플루언서의 하위 장르예요. 가령, 저 여자는 최고급 패션을 다루는 전문가지만, 아기가 방귀를 뀌게 하는…… 윈디라고 하는 조그만 호루라기나 기저귀도 취급한답니다.”
소파에 앉아서 다프네 페이지를 열어 다프네가 글을 새로 올렸는지 확인했다. 나 자신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다프네 글 절반은 돈을 받고 올리는 거란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더 많은 글을 갈망했다. 다프네가 사용한다는 ‘스펀지 화장품’ 신제품을 알고 싶었고, 다프네가 두 아이에게 점심으로 무얼 싸주고, 두 아이는 그걸 얼마나 먹는지 알고 싶었다. 다프네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하는 바지 스타일은 무엇이며, 아이들한테 자존감을 키워주고 아이들이 북극성을 찾도록 도와주는 서적은 어떤 책이라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 작가가 작성한 대답과 다프네가 생각하는 진짜 대답도 알고 싶었다. 다프네가 징을 박은 가죽 스커트에 조그만 가방을 가슴에 두른 모습으로 무단으로 그라피티를 낙서한 담벼락에 기대어 서서 찍은 사진에 눈길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