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25556116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15-05-15
책 소개
책속에서
꼬맹이는 작은 손가락으로 푹신한 스웨터의 팔 부분을 가만히 쓸어내렸다. 단추를 건드리고, 그 위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단추가 달린 스웨터의 이야기 전부가 다가왔다. 오래전 여름날, 산들바람이 부는 언덕에서의 소풍. 얼마 전 1월에 난롯가에서 보낸 어느 밤. 스웨터에 찻잔이 엎질러진 일까지……. 모든 일이 고스란히 다가왔다.
“남자애가 너무 약해요! 게다가 악몽을 계속 꾸고요.”
노인은 서글프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야 그렇지. 악마들은 매번 아이의 기억과 조각들을 점점 망가뜨리거든. 우리가 준 것, 아이가 갖고 온 것들을 없애니까.”
“게다가 제가 건드려서 꿈으로 줄 만한 게 별로 없어요, 할아버지. 아이가 지금 번데기를 갖고 있거든요. 정원에서 발견했는데 노부인이 병에 넣어서 아이 방에 두게 해 줬어요. 아이는 번데기를 아주 조심해서 다뤄요. 노부인이 그 안에서 나비가 나온다고 설명해 주었거든요. 그러니까 번데기를 건드리면 상냥함과 보살핌 같은 감정을 아이에게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너무 작은 일이에요. 꿈으로 줄 만한 조각이 많지 않아요.”
여인은 사내를 피했다. 노래는 우스웠다. 존이 웃기 시작하자 입에 든 개 사료가 땅에 떨어졌다. 정말 우습게도 토비가 그 사료를 받아먹었다. 여인도 그걸 보고 존과 함께 웃었고, 사내는 화가 났지만 웃음이 그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이제 사내는 쓸모가 없었다. 사내는 사라졌고, 여인은 노래하고 둘은 웃고 또 웃었다. 그러다가 존은 방망이를 들고 공을 받아쳤고, 관중은 환호하고 또 환호했다. 일루, 이루, 삼루를 도는 존의 어깨 근처에서 노란 나비한 마리가 날갯짓을 했다.
존이 자면서 싱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