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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25559940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6-09-18
책 소개
목차
헨리 … 7
셀리아 … 91
헨리 … 167
셀리아 … 231
헨리와 셀리아 … 267
감사의 말 … 318
리뷰
책속에서
나는 비행기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대신 이제부터 가야 할 목적지를 생각한다. 셀리아 니 해리슨 파브로. 그녀가 나를 기다릴 수도 있고, 기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잠시나마 내 스스로를 속여본다. 마음이 아프지도 않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내게 아파할 마음 같은 건 없으니까. 만일 그녀가 그 식당에 없다면 나는 종말이 임박한 문명을 생각하며 드라이 마티니 한 잔과 조개 튀김을 주문한 뒤, 저녁에 출발하는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갈 것이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마지막으로 전화를 한 뒤, 내가 쓰러져도 괜찮은 빈으로 돌아갈 것이다. 나는 아주 오랜 세월 여행을 했고, 훨씬 열악한 상황에도 처해봤기에 그 정도 사소한 불편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를 직접 보지 않는다면 내 일이나 인생은 확실히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그러던 중에 2006년, 그 사건이 일어났다. 빈 공항 사건이 일어나기 두 달 전부터 신문에 모스크바 사건을 연상시키는 기사들이 실렸다. 두브로브카 극장 사건을 수사했던 러시아 조사팀 중 두 명이 암살당했다. 안나 폴리코브스카야가 모스크바에 있는 자택 아파트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총에 맞아 죽었고, 런던에서는 알렉산더 리트비넨코가 폴로늄 210에 노출되어 독살당했다. 나는 또다시 불안감과 공포, 수치심을 느꼈다. 심지어 이슬람교도 정보원들에게 그 일에 관해 물어보았지만, 그들은 모두 냉정하게 고개만 내저었다. 문명 세계가 직면한 그 비극들이 3년 만에 급속도로 다가오는 모습이 마치 로마 역사가 몰락하는 것과 비슷했다.
어쩌면 내가 그 징조들을 좀 더 미리 알아차렸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때 모스크바 사건을 떠올렸더라면 이후에 일어날 일들이 바뀔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 내가 그 일을 다시 떠올리면서 깨달았던 건, 우리 관계를 필사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나는 셀리아와 함께하는 삶에 모든 노력을 쏟았다. 심지어 그 공항 사건이 터진 와중에도 그녀에게 함께 살자고 청했으니까. 비록 그때는 이미, 아주 약간 늦은 뒤였지만 말이다.
난 이 지구상의 소금과 후추라고 주장하는 수많은 이슬람교도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슬림 타슬람은 최근 몇 년간 신문 지상에 자주 오르내린 집단이다. 그들은 소말리아의 알 샤바브에서 이념적인 갈등(마약 자금을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보고도 있었다)으로 분리된 뒤, 새로운 이름을 짓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안사르 알 이슬람과 접촉했다. 안사르 알 이슬람은 이라크의 수니파 조직으로 지금은 이란에 기반을 둔 조직이다. 아마 이란 정부의 독촉에 안사르 알 이슬람은 아슬림 타슬람의 자금과 병참 지원을 했을 것이며, 정보망과 작전 기획도 함께 나누었을 것이다. 그 상황을 멀리서 지켜보던 랭글리는 적대적인 테러 단체들이 공공연하게 협조하기 시작하자 불안감이 엄습했을 것이다. 지난해, 아슬림 타슬람은 로마, 나이로비, 모가디슈에서 폭발과 인명 사고를 일으켰다. 그 집단은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