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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25560465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6-10-25
책 소개
목차
1장― 바보 The Fool
2장― 은둔자 The Hermit
3장― 연인 The Lovers
4장― 힘 Strength
5장― 별 The Star
6장― 심판 Judgement
7장― 운명의 수레바퀴 Wheel of Fortune
8장― 매달린 남자 The Hanged Man
9장― 악마 The Devil
10장― 정의 Justice
11장― 달 The Moon
12장― 여왕 The Empress
13장― 마법사 The Magician
14장― 6C, 6S, D
15장― 세계 The World
16장― 탑 The Tower
17장― 바보 The Fool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예전에 말이지, 그게 한 10년 됐나? 너 같은 애가 있었어. 너랑 증세도 똑같았지. 몇 번이나 죽으려고까지 했던 애였는데, 어휴, 나 정말 고생했다. 녀석 달랜다고. 그랬던 녀석이 지금 꼬박꼬박 스승의 날만 되면 찾아와. 좋은 남자 만나 신나게 잘 산단다. 여자는 시집 잘 가는 게 최고 아니겠냐? 그러니까 미래를 생각하면서 딴 생각 말고, 응?”
나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담임은 두 손가락을 자기 눈에 바짝 갖다 대며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았다.
“내가 널 보고 있다는 거 잊지 마라. 난 항상 너를 보고 있어.”
후니 오빠가 날 보고 씩 웃었다. 귀신이 지금 자기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는 걸 알면 담임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후니 오빠는 내 남자친구다. 귀신이기도 하고. 남친과 귀신이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지만 세상엔 꼭 어울리는 것만 있진 않으니까, 뭐.
- 바보
그때였다. 지나 뒤로 검은 머플러가 살짝 보였다. 그게 무엇인지 보려고 몸통을 뒤로 쭉 빼서 지나 뒤를 살펴보았더니 검정색 머플러를 두른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지나 뒤에 서서 마치 지나를 제자리에 앉히려는 듯 지나의 어깨를 힘주어 눌렀다. 하지만 지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지 인상을 쓰며 잔반 처리구로 가서는 그대로 밥을 엎어버렸다. 여자는 망연자실 서 있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나를 보더니 희미하게 웃었다. 내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여자는 바람처럼 급식실을 왔다 갔다 했다. 후니 오빠도 방금 저 여자를 봤나 싶어 여자 쪽을 한 번 보라고 눈짓했다. 오빠는 귀신쯤이야 어디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눈만 껌뻑껌뻑했다. 하지만 나는 오빠 이외의 귀신을 처음 본 터라 조금 무서워져 남은 밥을 마저 먹을 수 없었다.
- 힘
“마라톤을 할 때 정말 숨이 터질 것처럼 뛰는데 말이지. 옆에서 ‘힘내!’, ‘힘내라고!’ 이렇게 소리 지르면서 통통 튀는 에너자이저처럼 움직이는 사람들 본 적 있니?”
“텔레비전에서 마라톤 경주 몇 번 봤지만 옆의 사람들은 별로 기억이 안나.”
“거기 학원 말이야. 스파르타식으로 굴린다고 엄청 광고하는데, 선생님들이 모두 그랬어. 에너지로 가득 차서는 박수치면서 ‘파이팅!’을 얼마나 외치던지. 그 사람들은 아픈 사람도 없고 힘든 사람도 없는 걸까 싶었어. 내가 지금 힘들고 괴로운 건 ‘성장통’이라는 거야. 그런 아픔이 있어야 성장한다나? 모두 ‘힘들어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뿐이었어. 주위엔 결의에 가득 찬 애들밖에 없고. 하지만 난…… 그게 사는 거 같지 않았어.”
“그럼 뭐 같았는데?”
“검투사들 싸움. 광장에서 사람들이 서로 죽이려고 싸우고, 피 튀기는 걸 보면서 관중들이 더 흥분해선 박수치고 웃고. 어서 죽이라고, 죽여 버리라고 고함치는 그런 싸움.”
-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