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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2557919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1-11-12
책 소개
목차
최종판 서문
-소설 『시인』의 기구한 행로
책머리에
초판 서문
시인
작품해설
-어느 시인의 초상, 유종호(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인』은 내 젊은 날의 마감이자, 그 문학의 첫 번째 뜻있는 결실로 은근히 내세우기도 하는 40대 초반의 전작(全作)소설이다. 이제는 그 연기도 불꽃도 사라졌지만 한때는 무슨 백열의 잉걸불처럼 나를 단근질하던 억압과 고뇌를 마침내 소설적 사유와 인식으로 형상화한, 위장된 자서전 혹은 고백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쉬 잊혀지지 않을 한 시인이 오직 신분 상승의 의지 속에서만 태어나고 자랐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단정일 뿐만 아니라, 그가 남긴 다양한 시를 턱없이 좁은 해석의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을 염려마저 있다. 그가 시인의 길을 가게 된 데는 피로 전해진 예술가적 기질이 한몫했을 수도 있을 것이고, 하늘이 주어 보낸 특출 난 재능도 적잖이 거들었을 법하다. 그의 유년을 상처 깊게 할퀴고 간 일문의 처참한 몰락과 그 때문에 받은 여러 자극들도 그가 내부에서 길러 내게 된 시인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떠났다. 가정과 혈연으로부터, 고단하고 서글펐던 과거와 상처 입고 무너져 내린 야망으로부터. 그러나 그는 아직도 한 일탈자였을 뿐 온전한 시인은 아니었다. 말할 것도 없이 그는 자주 시를 읊었지만 여전히 그것은 사대부의 필수 교양 혹은 군자의 여기(餘技)로서였고, 그 정서의 주인도 시 그 자체가 아니라 그때껏 그의 가슴을 불타게 하던 야망에 갈음한 울분과 한(恨)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