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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25588858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21-05-07
책 소개
목차
타오르는 추억
이 황량한 역에서
과객
두 겹의 노래
심근경색
장려했느니, 우리 그 낙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장군과 박사
해설_민족이라는 아버지와의 만남/ 이경재(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쏟아지는 코피를 닦으려고도, 다시 정강이에 떨어지는 발길을 피하려고도 하지 않고 다급하게 되물었다. 사실 진작부터 나는 아버지의 죽음에 몇 가지 석연찮은 심증을 가지고 있었다. 내 물음을 받은 어른들의 태도나, 이따금씩 나를 쓸어안고 우시면서 곁들이던 어머니의 넋두리 같은 것 외에도,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로 어른들의 수군거림을 엿들은 것으로, 어쩌면 내가 그토록 대단하게 아버지의 죽음을 미화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이미 그런 그들의 태도에서 느낀 어떤 불안 때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타오르는 추억」
그러므로 신민들이여, 겨레여, 이제 짐은 한 고명(顧命)으로 그대들에게 바라노라. 부질없이 지난 그릇됨을 따짐에 날을 허비하기보다는 망한 나라를 새로 일으키는 데 날을 바치거라. 몰라 저질러진 지난 허물을 원망하기보다는 알면서 행한 죄악에 분한(憤恨)을 품으라. 죽기로 싸워 저들 간악한 섬오랑캐에게 나라 빼앗긴 부끄러움을 씻으라.
-「장려했느니, 우리 그 낙일」
사실 그 전 1년을 거의 아무에게도 저항 받지 않고 그 반을 지배해 온 석대에게는 그런 내가 얄밉고도 분했을 것이다. 그 이상 그날의 내 행동은 단순한 저항을 넘어 중대한 도전으로 보이기조차 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나를 혼내줄 힘도 이쪽 저쪽으로 넉넉했다. 급장으로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위임받은 합법적인 권한과 전 학년을 통틀어 가장 센 주먹이 바로 그랬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