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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25717227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0-09-20
책 소개
목차
앤티크 도서관
지노
다크 그린
듀크
디아블
유진
드살보
비앙카
크레타 파크
크라메스
이드
렘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자네가 오기 전에 이 마을에는 범죄가 들끓었어. 세 개의 갱 조직이 주도권을 두고 다투고 있었지.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몰랐기 때문에 아이들은 하루 종일 집에 있어야 했네. 그런데 자네가 온 후, 갱 조직은 무너지고 범죄는 자취를 감췄어.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래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부동산 중개업자가 저에게 거짓말을 한 거군요. 이 마을은 아주 평화로운 곳이라고 했거든요.”
“그게 흥미로운 부분이야. 자네에게 집을 판 부동산 중개업자도 저격으로 숨졌거든.”
작심한 듯 유진에게 물었다.
“왜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남자들은 항상 바보가 되는 걸까요?”
“바보가 ‘되지 못하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나 보죠.”
유진의 목소리는 상담 요원처럼 침착하고 객관적이었다. 렘지는 웃었다.
“바보가 될 수 있는 남자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건 진화론적 입장에서 차분하게 연구해 봐야겠지만, 일단은 인생의 코미디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렘지는 유진의 입술에 키스를 하려 했다. 최초의 키스이기에 우아한 탄젠트곡선을 따라 접근했다. 사랑을 축복하는 개구리와 풀벌레의 합창. 은총을 내려 주는 별빛과 달빛. 자신의 달콤한 키스가 여자를 기절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긴장한 렘지의 몸은 너무나 성급했다. 그의 머리가 유진의 코를 들이받았다. 충격으로 유진의 머리가 뒤로 젖혀졌다.
“왜 이러시는 거죠?”
유진은 손으로 코를 감쌌다. 손안에서 미끄러운 액체가 느껴졌다. 쌍코피였다.
“저를 기절시킬 셈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