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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5987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19-03-27
책 소개
목차
새 짝 7
패션 걸스 결성 24
너구리 꼬리털 샤프 42
인기 영상을 만들어라! 57
이모의 선물 69
남다른 아이템 85
남자 친구 마음 사로잡기 96
코끝이 찡 114
우리가 패션 스타 129
작가의 말 144
리뷰
책속에서

다음 날, 교실에 들어서니 채라가 날 보자마자 물었다.
“너 언제까지 상자 준비할 거야? 상자가 준비돼야 동영상 찍지.”
“다음 주엔 사 올게. 아빠가 출장 가서 주말에 오신대. 오면 용돈 주신댔어.”
“어머, 정말?”
채라는 웃으며 나를 껴안았다. 기뻐하는 채라 얼굴을 봐도 전처럼 가슴이 뿌듯하지 않았다.
쉬는 시간마다 도연이와 희수가 찾아와 수다를 떨다 갔지만 전처럼 재밌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채라 무리와 곧장 교실로 들어왔다.
“쿠키 만들기 영상 언제 찍을 거야?”
희수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민서가 상자를 다음 주에나 살 수 있대. 그동안 상자가 팔릴까 봐 걱정이야.”
채라는 뭔가를 생각하는 눈치였다.
“민서야, 내가 돈 꿔 줄 테니까 오늘 상자 살래? 돈은 다음 주에 나한테 돌려주면 돼.”
“응? 무슨 소리야?”
순간 잘못 들었나 했다. 돈을 꿔서 상자를 사라니, 어이가 없었다.
“뭘 그렇게까지 해. 그냥 기다렸다 다음 주에 사자.”
도연이가 말했다.
“뭐, 나는 혹시나 그동안 상자가 팔리지 않을까 걱정돼서 그런 거지.”
걱정된다는 채라의 말이 내 귀에는 거짓말처럼 들렸다.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다시 동영상 얘기로 돌아갔다. 희수가 화장하는 영상을 다시 찍고 싶다고 했다.
“나, 집에서 연습 엄청 했단 말이야. 이젠 잘할 수 있어.”
희수 이야기가 점점 멀게만 느껴졌다. 동영상 얘기를 할 때는 내가 끼어들 데가 없었다. 동영상 만들기에서 채라나 희수, 도연이는 확실한 자기 역할이 있었다. 나는 소품 담당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나보다 내가 가진 돈만 있으면 되는 거였다.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빠져나왔다.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갔다. 아이들은 짝짝이 모여 떠들고, 키득거리며 내 옆을 지나쳤다. 아이들 속에서 나는 혼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