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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1007084
· 쪽수 : 468쪽
· 출판일 : 2011-12-05
책 소개
목차
꽃샘바람
초여름 바람
안개비
파란하늘
번개
조개구름
월광
태풍
밤안개
만추
첫서리
크리스마스 이브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스물아홉의 생일에 머리는 벗겨지고, 남자한테 채이고, 파리 컬렉션에도 못 가게 되고, 비어 레스토랑으로 좌천되고…… 설상가상 임신이 아닐까 전전긍긍하다…… 아닌 걸 알고 안도의 한숨이나 내쉬고 너무 슬프잖아…… 싫어, 이런 거…… 싫어.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싫어!”
노리코는 혼자 말하고 울고 있었다. 인생에는 혼자서 울고 싶을 때도 있다. 아야와 켄은 묵묵히 맥주만 마셨다. 인생 최악의 날이었던 스물아홉의 생일.
“난 내 힘으로 살아왔어요. 내 발로 걸어왔어요. 여기 부딪치고 저기 부딪치며 온몸에 상처를 입으면서 살아왔어요. 원형탈모까지 생기면서도 열심히 살아왔다구요.”
키사는 무슨 애기인지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인생의 좌절이라는 것을 모르는 남자. 집안과 계급 속에 둘러싸여 상처 하나 없는 인생을 살아온 남자.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기 발로 걸어본 적이 없는 사람한테 꼬리 흔들며 따라가란 말인가요!”
노리코는 키사를 향해 가슴 저 밑바닥에서 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시하지 말아요!”
나가호리가 방을 둘러보면서 식탁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밝은 곳에서 보니 얼굴의 상처는 더욱 눈에 두드러졌다. 상처 입고 혼자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옛날 여자의 집을 찾아오다니, 광고계를 주름잡으며 세계를 무대로 놀던 시절의 나가호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