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88931026818
· 쪽수 : 472쪽
· 출판일 : 2025-02-25
책 소개
목차
《릴케 시집》
첫 시집
초기 시집
시도서
형상 시집
해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지은이 소개
《릴케 후기 시집》
새 시집
새 시집 이후의 시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
후기의 시
해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세계
책속에서
▪ 블론드의 소녀들이 뜨개질을 하며
저녁 풍경의 남은 햇빛 속을 걸어갈 때
그녀들은 모두 여왕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그녀들의 화관花冠을 엮어 나간다.
그녀들을 둘러싼 빛은
커다란 은총—
그 빛은 그녀들의 몸에서 나온다.
풀어헤친 밀짚에도
그녀들의 소녀다운 눈물이 촉촉이 배어들고—
밀짚은 황금처럼 무겁다.
(《릴케 시집》, 〈블론드의 소녀들이 뜨개질을 하며〉)
■ 고독은 비와 같다.
저녁을 향해 바다에서 올라와
멀리 떨어진 평야에서
언제나 적적한 하늘로 올라간다.
그리하여 비로소 도시 위에 떨어진다.
밤도 낮도 아닌 시간에 비는 내린다.
모든 골목이 아침을 향할 때,
아무것도 찾지 못한 육체와 육체가
실망하고 슬프게 헤어져 갈 때,
그리고 시새우는 사람들이 함께
하나의 침대에서 잠자야 할 때,
그때 고독은 강물 되어 흐른다…….
(《릴케 시집》, 〈고독〉)
■ 지나가는 격자 때문에 지쳐버린 표범의 눈은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의 눈에는 수많은 격자가 있는 것 같고,
그 격자 뒤에는 세계가 사라지고 없는 것 같다.
더없이 작은 원을 그리며 돌고 있는
유연하고 늠름한 발로 자늑자늑하게 걷는 걸음새는
하나의 커다란 의지가 마비되어 서 있는
하나의 중심을 둘러싼 힘의 무용 같다.
다만 때때로 눈동자의 장막이 소리 없이 열리면
그때 하나의 형상이 들어가서
사지의 긴장된 정적 속을 지나
심장에서 문득 사라진다.
(《릴케 후기 시집》, 〈표범, 파리 식물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