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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저 들꽃들이 피어 있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03207
· 쪽수 : 178쪽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03207
· 쪽수 : 178쪽
책 소개
'문학과지성 시인선' 61권. 안수환 시집. 시인은 시선을, 이 땅의 세속 세계로 돌리면서 공동체적 존재로서의 우리의 삶 전체를 조명한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인의 산문]
본래 문학의 몫이 따로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것을 더듬어 찾는 노력이 얼마나 시인을 자기 기만 속에 가두어놓는 일이 되랴! 별과 꽃을 노래한다고 대체 그 별과 꽃보다도 곱게 노래할 수 있는 것이랴? 별과 꽃, 거기 내버려두면 더 곱다. 그럼 무슨 시를 쓰면 좋을까? 내가 요새 영혼을 찾아가 보았더니, 그 영혼은 개똥벌레처럼 어디로 날아디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그 사람이 다 영혼이었다. 영혼이라는 게 당장 그 사람이라면, 그 물건이라면, 그것들이 차지한 현장성-영원은 그냥 침묵하는 적멸성에 있지 않고, 언제나 현장성의 방식으로 살아 있으니까-의 움직임을 홀대할 수 없다. 옳지, 저렇게 움직이는 세계·관계를 쓰자. 내 마음이 어찌 내 것이며, 내 영혼이 어찌 내 영혼이겠느냐? 숨 넘어가기 전에 저 몸을 아끼자. 안과 밖을 따로 쪼개는 이 ‘主理, 主氣’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구나. 시 따위를 가지고 어찌 ‘洗心’하겠다는 것이냐? 차라리 ‘作心’으로 본다면, 저렇게 살아가는 움직임에 무슨 힘도 되겠다. 그렇다. 우리 시대에 이 힘쓰는 자가 시인이다. 가령 신약 시대에 율법을 만들어 가르친 바울 같은 선생이 시인이겠느냐? 아니면, 메뚜기 먹으며 예수보다 먼저 신발 끌고 온 요한 같은 거지가 시인이겠느냐? 움직이는 힘이라야 그것이 정이 되고 뜻이 되고 나라도 된다. 그런 관계를 터놓는 시를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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