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88932018898
· 쪽수 : 301쪽
책 소개
목차
내 얼굴에 어린 꽃
내 몸의 파편들이 흩어진 길 따라
애틋함의 로마
대통령의 이틀
기적의 해
꿈꾸는 지놈의 노래
거부한 자
우리가 걷지 않은 길
정의의 문제
서울, 2029년 겨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글픔의 물결이 시리게 가슴의 벽을 씻었다. 눈에 들어오는 것들마다 서글픔이 어렸다. 내가 기억하는 몇 안 되는 것들에도 서글픔이 배어 있었다. 모든 자취들에, 자취조차 없는 것들에 서글픔은 어렸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내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억을 잃으면, 무엇이 사라지는가? 모르네. 난 모르네. 내가 잃은 것들이 무엇인지, 한때는 소중했던 것들이 무엇인지, 난 모르네.'
- 본문 22쪽 중에서
하늘이 무너지던 날
지구의 바탕이 도망치던 시간
이들은 용병이라는 천직을 따라
봉급을 받고 죽었다.
타이탄의 캐벌리 기지 교외에 있는 용병 묘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묘지는 초라하고 쓸쓸했다. 돌보는 이도 없는 듯했다. 하긴 돈 받고 남의 싸움을 대신 해주려고 아득한 하늘을 건너온 용병들을 누가 오래 기리겠는가? 묘하게도, 그런 초라함과 쓸쓸함이 묘지에 어울리는 듯도 했다. 살아서 멸시를 받은 사람들에겐 그렇게 눈길을 벗어난 곳이 오히려 편히 쉴 곳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마이키의 고뇌에 찬 넋에겐 차라리 그 초라하고 쓸쓸한 묘지가 맞을 터였다. 그가 용병이 된 심정이야 선뜻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진 아픔을 견디기엔 병영과 싸움터보다 나은 곳이 없었다.
- 본문 107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