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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0112
· 쪽수 : 306쪽
· 출판일 : 2009-12-18
책 소개
목차
새들이 서 있다
일렬로 행진해
쇠붙이들
토마토 레드
전봇대 네트
그녀는 떡볶이를 좋아해
붉은 강 건너다
코끼리 한 마리는 어디에 있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쯧쯧, 오래 살기는 틀린 녀석이군. 흐흐 잘했어. 자 이리 오렴.”
코끼리는 그를 향하여 느릿느릿 걸어 나왔다. 그러나 박의 손이 닿자 녀석은 긴 코를 휘저으며 쏜살같이 컨테이너를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와 사육사는 입만 벌리고 서서 어둠 속의 도시를 향해 질주하는 녀석의 뒷모습만 좇을 뿐이었다.
한참동안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던 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봐, 이거 말이야, 원래 없었던 녀석이 생긴 거나, 있는 녀석을 없다고 하는 거나 뭐 다를까? 사실 저 녀석은 가짜잖아.”
“그럼 가짜가 진짜가 된 건가요?”
“아니지, 없었던 진짜가 실체를 가진 가짜가 되는 거지. 되게 헷갈리는군. 하지만 그건 우리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 우리는 떠돌아다니는 말들이나 주워들으면 되지. 그것들을 엮는 것은 배운 학자들이나 떠들고 싶어 환장하는 시민들이 할 일이고. 아무튼 앞으로 진짜 양치기 소년들이 나타나게 생겼어. 바빠지게 생겼군. 그나저나 녀석이 심한 난동이나 부리지 말아야 할 텐데. 우리 손에 금방 잡히겠지만 말이야, 당분간 잠자코 있게. 또 원장이 연락을 해올 테지. 이제야말로 진짜 사냥을 하게 생겼네. 헌데 코끼리 한 마리가 도시를 돌아다닌다고 뭔 일이 나겠어?”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멀리서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나팔소리처럼 들려왔다.
_「코끼리 한 마리는 어디에 있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