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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32020655
· 쪽수 : 319쪽
책 소개
목차
결투
옮긴이 해설_시대와 담대히 결투하다!
작가 연보
기회의 말
리뷰
책속에서
드물게 주어지는 짧은 휴식시간에도 텐트에서 농담이나 웃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 와중에도 점호가 끝나고 난 밤마다 그들은 명랑해지도록 강요받았다. 그들은 빙 둘러앉아서, 무관심하고 냉담한 얼굴을 한 채, 큰소리로 군가를 불러야 했다. [……]
“그레고라쉬, 스크보르초프, 원을 만들어라! 춤을 춰, 이 개자식들아!…… 놀아보라니까!”
병사들은 춤을 추었으나, 노래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목석처럼 죽은 듯 보였고, 꼭 울 것만 같아 보였다.
당신 위에는 아무도 없고 어느 누구도 당신과 견줄 수 없으니까요. 때가 되면 ‘나’ 자신에 대한 위대한 믿음이 마치 성령의 뜨거운 말씀처럼 모든 사람들의 머리를 비출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더 이상 노예도, 주인도, 불구자도, 연민도, 결점도, 악의도, 시기도 없을 것입니다. [……] 그때가 되면 삶은 멋질 것입니다. 온 세상에는 편안하고 환한 건물들이 건축되고, 저속하고 진부한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시야를 더럽히지 않을 것이고, 삶은 달콤한 노동이요, 자유로운 학문이며, 놀라운 음악이고, 즐겁고 영원하고 평안한 축제가 될 것입니다.
“잘 들어봐.” 그녀가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그 말을 채 듣기도 전에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알아챘다. “만약 네가 결투를 피한다면 너는 엄청난 치욕과 분노로 고통스러워 할 거야. 아니, 아냐, 이 말을 하려는 게 아닌데. 오, 하느님, 나는 이 모든 것을 오랫동안 고심하며 생각했어. 만약에 네가 결투를 거부했다고 쳐봐. 남편의 명예는 회복되겠지. 그러나 너도 알겠지만, 화해로 끝난 결투는 항상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말하자면 무언가 의심스럽고, 무언가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것, 그리고 실망스러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그녀는 슬프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고는 조심스럽게 그의 머리카락에 키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