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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들

소문들

권혁웅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0-10-07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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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들

책 정보

· 제목 : 소문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1652
· 쪽수 : 184쪽

책 소개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권혁웅의 시집. 사물의 안팎을 두루 살펴 미적으로 투시하고 조형했던 첫 시집, 7.80년대 문화적 코드를 통해 우리가 지나쳐온 시절의 아픔을 애잔하게 전달한 두번째 시집, 다양한 신화적 소재들로 연애시에 이야기와 상상력을 불어넣어 풍부하고 깊은 세계관을 보여준 세번째 시집에 이은 네번째 시집이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소문들
군입
소문들 - 짐승
소문들 - 유파(流派)
소문들 - 권법(拳法)
소문들 - 진법(陣法)
소문들 - 전술(戰術)
소문들 - 성좌(星座)
언제 새어 나갔는지 혹은 새어 들어왔는지 도무지 알 수도 없고 알 리도 없으니
소파의 기하학
심장은 통통배처럼
오늘의 운세 1
오늘의 운세 2
집으로 가는 길
사생활의 역사
네거리의 불가지론
가정요리대백과 - 숟가락
가정요리대백과 - 그릇
가정요리대백과 - 밥상

제2부. 야생동물 보호구역
적어도 한번은 우리가 만났다 - 야생동물 보호구역 1
첫사랑 - 야생동물 보호구역 2
노인들 - 야생동물 보호구역 3
입맞춤 - 야생동물 보호구역 4
질투 - 야생동물 보호구역 5
나무인간 1
나무인간 2
사춘기 - 야생동물 보호구역 6
마다가스카르가 떠다닌다
밀월(蜜月)
기다림 - 야생동물 보호구역 7
고백 - 야생동물 보호구역 8
버려짐 - 야생동물 보호구역 9
바이칼 - 야생동물 보호구역 10
외전 십이지(外傳 十二支)

제3부. 드라마
별사(別辭)
귓속의 알리바이
또 다른 고백
나는 전설이다 - 드라마 1
순수의 시대 - 드라마 2
개와 늑대의 시간 - 드라마 3
예고된 죽음의 기록 - 드라마 4
그의 심장은 목덜미 어디쯤에 있었다
강변 여인숙 1
강변 여인숙 2
에덴의 동쪽 - 드라마 5
분노의 포도 - 드라마 6
소호강호 - 드라마 7
슬픈 일
반죽 이야기
와중(渦中)
우로보로스를 생각함
숙맥(菽麥)

제4부. 불멸의 오랑우탄
허기
불멸의 오랑우탄
필멸의 고릴라
독순술 하는 밤
노모 1
노모 2
트렁크처럼 너는 혼자였다
흘수선(吃水線) 앞에서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멜랑콜리아 1
회전문에 두고 온 손가락 하나 - 멜랑콜리아 2
잎은 소수(素數)로도 돋는다 - 멜랑콜리아 3
물로 된 사람 - 멜랑콜리아 4, 고 박찬 시인께
환희라는 이름의 별자리
기록보관소 - A구역
기록보관소 - B구역
기록보관소 - C구역
기록보관소 - D구역

해설 : 생활 세계와 기호계의 시적 동기화 / 조강석

저자소개

권혁웅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6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황금나무 아래서』『마징가 계보학』『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소문들』『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평론집으로 『미래파』『입술에 묻은 이름』, 연구서로 『시론』, 산문집으로 『꼬리 치는 당신』『외롭지 않은 말』『몬스터 멜랑콜리아』『생각하는 연필』『미주알고주알』『원피스로 철학하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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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소문들―짐승

1
창피(猖披)란 짐승이 있어, 무안(無顔)과 적면(赤面) 사이의 좁은 골짜기에 산다 야행성이라 잘 눈에 띄지 않지만 간혹 인가에 내려와 쓰레기통을 뒤진다 팔다리가 가늘고 귀가 뒤로 말려서 비루먹은 곰처럼 생겼다 산정을 좋아해서 오르다가도 꼬리가 무거워 늘 골짝으로 떨어진다 이 짐승의 가죽을 얻으면 얼간망둥이를 면할 수 있다

2
낭패(狼狽)는 이리의 일종이다 낭은 뒷다리가 짧고 패는 앞다리가 없어서, 길을 가려면 반드시 두 마리가 짝을 이뤄야 한다 전하여 서로의 배필을 찾지 못했을 때를 낭패라 하고, 동성의 짝을 만나 겹으로 쓸모를 잃었을 때를 낭낭패패라 한다 이 짐승을 달여 먹으면 어지자지가 떨어져 한 몸이 둘이 된다

3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말이 있으니 이를 무족마(無足馬)라 한다 인적 끊긴 지 오래인 인가의 굴뚝을 끌어안고 살다가, 성체가 되면 지붕 위를 뛰어다니며 긴 혀로 수염에 붙은 침이나 귓속의 귀지를 핥아 먹는다 한 마리에 천 냥이나 하는 귀한 짐승이어서 특별히 이 짐승 기르는 일을 업으로 삼은 자를 말전주꾼이라 부른다

4
암상이라고도 부르는 질투(嫉妬)는 암컷이고, 수컷은 따로 시기(猜忌)라고 부른다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을 잡아가서는 벼랑 위에서 밀거나 동굴에 가둔다 육질을 연하게 하거나 소금물에 재워두기 위해서다 송곳니와 어금니가 두루 나 있어서 고기를 자르거나 으깰 수 있다 구들직장이 아니고서는 이 짐승의 눈을 도무지 피할 수가 없다

5
외설(猥褻)은 사면발이의 한 종류다 눈이 작고 앞니가 돌출해 있어서 서생(鼠生)을 닮았으나 그보다도 작고 바글바글하다 어느 구멍이든 파고들기를 좋아해서 한번 자리를 잡으면 색출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하나를 잡으면 둘이 나타나고 둘을 죽이면 넷이 나타나, 마침내 온 집을 가득 채운다 더러우니 먹어선 안 된다

6
개차반 있는 곳에 파리가 있으나 개중에는 군집을 싫어하는 놈들이 있어서, 이를 청승(靑蠅)이라 한다 볕 잘 드는 곳에서 눅눅한 날개 말리기를 좋아하는데, 그러다 간혹 날개가 바싹 말라서 굶어 죽기도 한다 몸 전체가 푸른빛이어서 청백리들이 좋아한다 처마 밑에서 겨울을 나지만 뇟보나 계명워리가 드는 집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첫사랑―야생동물 보호구역 2

1
파라과이의 사막에 사는 풍선개구리(Lepidobatrachus laevis)는 쓰고 버린 개짐이나 퍼질러놓은 똥처럼 생겼다 짧은 우기가 왔을 때 물을 빨아들이기 위해서다 미안하지만 버려진 것은 눈물을 삼켜도 버려진 것이다 생리나 설사를 기록해둔 첫날밤이란 없다 그는 가끔 뒷발로 서서 몸을 부풀리며 소리를 지른다 변심한 애인의 집을 찾아가…… 운운하는 주인공을 따라하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것은 운명극이 아니라 풍선 터뜨리기 놀이다 한번 터진 풍선은 다시는 터지지 않는다

2
슬로베니아의 동굴도룡뇽(Proteus anguinus)은 오천만 년 전 대륙이 갈라질 때 북미에 사는 다른 도룡뇽과 헤어졌다 이제는 눈도 잃고 피부색도 잃고 차가운 물에서 아주 조금만 먹으며 산다 아무도 보지 않으니 걸칠 옷도 없다 그의 속살은 아프다기보다 무섭다 그에게는 방귀도 신물도 제행무상(諸行無常)도 없고 소문도 곁눈질도 호접몽도 없다 그것은 비애극이 아니라 무성영화다 다른 도룡뇽들은 오천만 년 전에 그와 헤어졌다는 것을 잊었고 이제는 그를 잊었다는 사실마저 잊었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누가 8:8)와 “나는 이렇게 들었다”(如是我聞) 사이에서 내 시는 위태로웠다. 소문(所聞)이란 숨기면서 풀이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숨은그림찾기 식의 글쓰기가 필요했다. 문제는 숨은 그림이 배경 그림보다 못났다는 데 있었다. 이걸, 싹 지워버려?

나는 악전고투, 악다구니, 악무한, 악바리 악돌이 악쓴다는 말이 좋다. 여기가 개똥밭이니 즐겁게 구르도록 하자, 악머구리처럼. 영원한 형벌이란 형벌의 이름으로 내리는 축복일지도 모른다. 영생이라니! 그러니 다람쥐여, 쳇바퀴에서 내려오지 않는 동안은 네가 불멸이다.

“첫사랑이란 ‘사랑하다’가 최초의 기표로 단번에, 완전하게 주어졌을 때의 사랑이며, 그로써 다른 모든 기표들의 계열화를 가능하게 하는 사랑이다. ……그것은 없으면서 있고, 없지만 있고, 없어짐으로써 있다.”― '몬스터 멜랑콜리아'에서

나는 이 시집이 없으면서 있고, 없지만 있고, 없어짐으로써 있으면 좋겠다. 버림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 시인이 쓰는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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