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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천사

내가 원하는 천사

허연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2-05-04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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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천사

책 정보

· 제목 : 내가 원하는 천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3007
· 쪽수 : 124쪽

책 소개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허연의 세번째 시집. 시인은 삶의 무기력과 폐허, 몰락을 응시하며 천국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실망과 절망이라는 희망의 흠집을 통해 이를 기억하고 증언해줄 자들이 있다고 기대한다.

목차

시인의 말

마지막 무개화차/새들이 북회귀선을 날아간다/삽화/나의 마다가스카르 1/P는 내일 태어나지 않는다/신전에 날이 저문다/몰락의 아름다움/후회에 대해 적다/늦은 부고 2/나의 마다가스카르 3/안달루시아의 무희/話者/여가수/미이라 2/늦은 부고/건기(乾期) 1/다큐멘터리를 보다 2/내가 원하는 천사/빙하의 연대기/빗살무늬토기에서 흐르는 눈물/증기, 혹은 죽음/어떤 방의 전설/자라지 않는 나무/낯선 막차/고양이와 별똥/열반의 놀이동산/바람의 배경/건기(乾期) 2/아나키스트/까마귀의 영역/역류성 식도염/신전 3/소립자 2/좌표 평면/전철은 하수다/군중/어떤 아름다움/사선의 빛/폐광/로맨틱 홀리데이/지독한 슬픔/소혹성의 나날들 2/둥지에서 떨어진 새/보리밭을 흔드는 바람/12/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Cold Case/지하 도시/지리멸렬/아침 신파/천국은 없다/패배/시정잡배의 사랑/편지/무념무상 2/뭉크의 돼지/미이라/덧칠/무념무상 1/계급의 목적/사랑詩 1/산맥, 시호테알렌/나의 마다가스카르 2/얼음의 온도/別於曲

해설 남겨진 것들을 위한 시는 있다 김나영

저자소개

허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 도심에서 나고 자랐다. 오랫동안 꿈꿔 온 가톨릭 사제의 길을 포기하고 시인의 길을 선택, 스물여섯 살에 「권진규의 장례식」 외 7편의 시가 《현대시세계》 신인상에 당선되며 등단했다.『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 『오십미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등 다섯 권의 시집을 냈다. 문청들의 교과서이자 청춘의 경전으로 불리는 첫 시집 『불온한 검은 피』에서부터 성과 속의 세계를 동시에 살아내는 실존주의자의 허무를 노래하는 근작에 이르기까지, 예술적 광기와 심리적 허기가 불협하며 만들어 낸 시적 착란은 매번 새롭게 아름다운 폐허의 한복판을 만들어 내며 허연의 시가 지닌 독자적 리듬과 독보적 색채의 근간이 되었다. 시집 외에도 『고전여행자의 책』 『가와바타 야스나리』 『시의 미소』 등 고전을 탐닉하며 쌓아올린 지성과 취향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명작의 세계를 안내하는 저서를 다수 출간했다. 현대문학상, 시작작품상, 김종철문학상, 한국출판학술상 등을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 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을 지냈으며 매일경제신문 문화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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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내가 원하는 천사

천사를 본 사람들은
먼저
실망부터 해야 한다.

천사는 바보다.
구름보다 무겁고,
내 집게손가락의 굳은살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천사는 바보이고
천사는 있다.

천사가 있다고 믿는
나는
천사가 비천사적인 순간을
아주 오랫동안 상상해왔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천사를 떠올린다.

본드 같은 걸로 붙여놓았을 날개가
떨어져나가는 바람에
낭패를 당한 천사.
허우적거리다
진흙탕에 처박히는 천사.

진흙에 범벅되는 하얀 인조 깃털
그 난처한 아름다움.

아니면
야간 비행 실수로
낡은 고가도로 교각 끝에
불시착한 천사

가까스로 매달린 채
엉덩이를 내보이며
날개를 추스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니면
비둘기 똥 가득한
중세의 첨탑 위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측은하게 지상을 내려다보는
그 망연자실.

내가 원하는 천사다.


■ 뒤표지 글

내 시는 나만의 공화국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따라서
몇 명의 독자들이
내 공화국을 찾아준다면
그것은 하나의 정치적 승리일 뿐
결코 문학 정신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 공화국에선
살아 있는 누구도
날 동화하지 못하며
날 감동시킬 수 없다
이것이 공화국의 질병이다
공화국에선
사라진 자들만이 추앙된다

이 부족 공동체에서
시를 적는 나는 제사장이자,
사라져버린 부족들의 과거를 불러오는
확신범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들에게
이 시집을 헌정한다


자라지 않는 나무

뭔가를 덮어놓은 두꺼운 비닐을 때리는 빗소리가 총소리처럼 뜨끔하다. 기억을 두들겨대는 소리에 홀려 빗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빗속에 들어가 나무처럼 서 있다.

언제나 어깨가 가장 먼저 젖는다. 남들보다 좁아서 박복한 어깨가 비를 맞는다. 금서의 첫 장을 열듯, 빗방울 하나하나를 본다. 투명 구슬처럼 반짝이며 떨어지는 물방울의 마지막 순간을 본다. 자결하면서 쏟아지는 유리구슬. 핏방울이 튀듯 투명 구슬이 튄다.

마당 하나 가득 깨어진 구슬로 가득하다. 나는 여전히 깨어진 구슬 한가운데 서 있다. 구슬이 나를 때린다. 뼈로 들어서는 통증. 나는 뼈아프게 서 있는 나무다. 자라지 못하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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