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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동유럽소설
· ISBN : 9788932025278
· 쪽수 : 252쪽
책 소개
목차
기적을 행하는 자 시몬
마지막 경의(敬意)
죽은 자들의 백과전서 - 한 인간의 전 생애에 관한 기록
잠자는 자들에 대한 전설
낯선 세계가 비치는 거울스승과 제자의 이야기
영예롭도다, 조국을 위한 죽음이여
왕들의 서(書) 또는 광대들의 서(書)
레닌의 초상화가 그려진 붉은색 우표
작가 후기
옮긴이 해설 · 기억의 예술 또는 죽음에 대한 문학적 저항
작가 연보
기획의 말
리뷰
책속에서
“영혼은 알파이자 오메가다.” 베드로가 결론을 내렸다.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것은 선이다.”
“사람의 행위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시몬이 일갈했다. “도덕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다.”
“선을 추구하는 행위는 영생에 대한 보증서와 같다.” 베드로가 반격했다. “여전히 의심하는 자에게 기적은 증거이다.”
“네가 섬기는 신은 처녀에게 입힌 상처를 회복시킬 능력이 있는가?” 자신의 논쟁 상대를 쏘아보며 시몬이 비아냥거렸다. _「기적을 행하는 자 시몬」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한 대가족의 식구들, 연인들, 신랑들이오. 다시 말해, 한 여인의 남편들이자 한 숙녀의 기사들이며, 같은 샘물에 몸을 담근 구멍동서들이란 말이오. 같은 병에 든 럼주를 들이켜고, 술에 취해 같은 어깨 위에 눈물을 쏟고, 같은 웅덩이에 헐떡거리며 뛰어든 사이란 말이요. 저기 저 너머, 푸른 커튼 뒤에서 말이오……” [……] 그 꽃들은 교회 예배당에서부터 빈민촌의 무덤(여기서는 십자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화강암으로 장식한 무덤과 청동 기념비들 대신에 묘석과 썩어가는 나무가 두드러졌다)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싹쓸이해 온 것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들이 그런 일을 벌였는지는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_「마지막 경의」
인류의 역사에서는 어떤 것도 되풀이되지 않으며, 처음에 똑같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알고 보면 그 모두가 전혀 비슷하지 않지요. 따라서 개개인은 저마다 하나의 별이고, 만물은 언제나 새로 태어나는 동시에 절대로 태어나지 않으며, 만물은 무한히 반복되는 동시에 절대로 반복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차이를 존중하는 그 장엄한 기념비인 『죽은 자들의 백과전서』의 편찬자들이 개별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 때문이에요. 따라서 그들에게 모든 인간은 저마다 신성한 보물로 비치는 것이지요).
모든 인간 피조물은 반복불가능하며 모든 사건은 유일무이하다고 주장하는 『죽은 자들의 백과전서』 편찬자들의 그런 강박적인 집념이 없다면, 사람과 장소를 연결시키는 그 모든 시시콜콜한 일들을 포함하여, 호적관리인과 사제의 이름, 결혼식 예복에 관한 묘사, 또는 크랄레보 시 외곽의 촌락 글레디치 마을의 풍경을 여기에 나열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_「죽은 자들의 백과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