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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32027142
· 쪽수 : 386쪽
책 소개
목차
새하얀 마음
옮긴이 해설ㆍ부정과 절망의 반복에서 긍정과 희망의 변주로
작가 연보
기획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 일에 대해 나는 굳이 알고자 하진 않았지만 결국 알게 되었다. 그 집의 딸들 중 하나가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었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욕실에 들어가 거울 앞에 서더니 블라우스를 열어젖히고 브래지어를 벗은 뒤, 자기 아버지의 권총으로 심장을 겨누었다. [……] 사람들은 한결같이 매제이자 남편이자 내 아버지인 란스가 정말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를 두 번이나 잃었기 때문이었다.
‘제 두 손은 당신과 같은 색깔이에요.’ 그녀는 맥베스에게 말한다. ‘하지만 전 새하얀 마음을 가진 게 부끄러워요.’ 만일 여기서 ‘하얀’이라는 표현이 ‘창백하고 두려움에 질린’ 혹은 ‘겁에 질린’이라는 의미가 아니라면, 그녀는 던컨의 피를 자신에게 묻힌 대신에 자신의 평안함을 남편에게 전염시키고자 한 것 같았다. 그녀가 알고 있었고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 그것이 그녀의 잘못이었다. [……] ‘물로 씻으면 우린 깨끗해질 거예요’(혹은 아마도 ‘우릴 말끔하게 할 거예요’). ‘이번 행위로부터’라고 그녀는 맥베스에게 말한다. 그녀 자신은 그럴 수 있다는 걸, 말 그대로 그럴 수 있다는 걸 알면서 말이다. 그녀는 그에게 동화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그녀에게, 그녀의 새하얀 마음에 동화되도록 의도하는 것이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나눈다기보다는 그가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결백함, 혹은 비겁함을 나누도록 애쓰는 것이다.
란스와 어머니는 테레사 이모가 란스와 결혼했었다는 사실을 감춘 적이 없었다. 나는 그들의 결혼이 아주 짧은 기간 유지된 것은 이모의 때 이른 죽음 때문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그 죽음의 이유에 대해서는 몰랐다(묻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