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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8354
· 쪽수 : 146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빗소리
동사목(凍死木)
녹색 두리기둥
나비 두 마리
까만 목도리
딱딱한 정물
설날 내린 눈
난간 없는 계단
떨어진 조약돌
모르지요
바람 바람
빗소리
저물녘 풍경
타우젠트 아일랜즈
새와 함께 보낸 하루
홉스굴 부근
제2부 어리석은 새잡이
가지치기
고금(古今)
난초꽃 향기
가을소녀
내외
누워 있는 부처
돌사자 옆에서
발
세 바퀴 자전거
소리의 무게
수정 고드름
유리약국
홍제내2길
늙지 않는 쇼팽
목불의 눈길
어리석은 새잡이
제3부 그늘 속 침묵
생가 앞에서
고렷적 이야기
개마당
당시의 유행
구부러진 타래송곳
누렁이
건널목 우회전
땅 위의 원 달러
저녁 비행기
불타버린 전망대
석불당 새소리
쪽방 할머니
길 없는 길
메아리
바다의 통곡
온 세상 하얗게
그늘 속 침묵
소쩍새 우는 소리
제4부 어제 넘어진 자리
아무도 모르는 별명
그 손
부끄러운 계산
빛바랜 사진
다가오는 시간
벽강은 마음 속에서
시간의 늪
여기까지
밤낮
쓰지 못한 유서
어제 넘어진 자리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한식행
오른손이 아픈 날
그대 가 있는 곳
지나간 앞날
크낙산 가는 길
해설 | 유기적 공감의 축복 이숭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밤새도록 오른손이 아파서
엄지손가락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서
설 상 차리는 데 오래 걸렸어요
섣달그믐날 시작해서
설날 오후에 떡국을 올리게 되었으니
한 해가 걸렸네요
엄마 그래도 괜찮지?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에 시달려
이제는 손까지 못쓰게 된 노모가
외할머니 차례 상에 술잔 올리며
혼자서 중얼거리네)
눈물은 이미 말라버렸지만
귀에 익은 목소리 들려와
가슴 막히도록 슬퍼지는 때
오늘은 늙은 딸의 설날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였지
―「오른손이 아픈 날」 전문
아빠는 왜 어른이 되어서도 노상
책상에 꾸부리고 앉아 있느냐고
고딩 아들놈이 면박을 주었다 그 당시
대입시험 준비에 찌들었던 이 녀석이
어느새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었는데도
늙은 애비가 여전히 서재를 떠나지 못하고
책을 뒤적이거나 원고지 메꾸는 꼴 보더니
새로 나온 회전의자를 고희 선물로 사 주었다
이 의자를 편리하게 뒤로 젖히고 앉아
두 다리 쭉 뻗어 낡은 와인 상자에 올려놓으면
책 읽기 편할 뿐만 아니라
창밖의 오동나무 바라보기도 좋다
넓은 나뭇잎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듣다가 문득
두 발 받쳐주는 와인 상자가 고마워
내심 ‘지족’이라고 이름 붙여주었다
알 知, 발 足, 두 글자를 합친 이 별명을
아직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별명」 전문
환한 웃음으로 빛나던 얼굴
넉넉한 마음씨
믿음직한 그대를 다시 만날 생각하니
이미 그대 가 있는 곳
그곳으로 가는 길이 이제는
조금도 두렵지 않네
나에게 손짓하는 그대 모습
아련히 보이고
우리를 부르는 그대 목소리
귓전에 감도네
우리도 곧 갈 터이니
기다려주게 그대 가 있는 곳
어디인지 아직도 모르지만
―「그대 가 있는 곳」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