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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32040509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2-09-15
책 소개
목차
첫째 날
새벽1 안개
새벽2 홀뫼
아침 큰내 골짜기
어머니
검님
낮전 오합사
복신
한낮 전쟁터
흑치상지
낮후 신촌현
형
둘째 날
낮전 도독성
천득
산이
낮후 시루성
고랑달
셋째 날
한낮1 사포
한낮2 솔섬
한밤 달빛
후기
작가의 말
참고 자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신라가 대국大國과 정면으로 맞서 이길 수 있는가? 백제 사람들 처지도 딱하게 되었다. 백제를 멸망시킨 원수들인 저 당과 신라가 저희끼리 맞붙어 싸움을 벌이면, 그러잖아도 당이 세운 도독부를 따르네 마네 하며 쪼개진 백성들은 어느 편에 서야 목숨을 부지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이 판에 고구려군까지 나타나 성을 점령했으니, 정말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가늠하기 힘들다. 고구려 사람들 눈으로 보면, 도독부의 벼슬아치인 형은 당나라 사람과 한 족속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핏줄과 사는 땅을 가지고 네 편과 내 편, 네 나라 내 나라를 가르던 시절은 지나갔다. (「첫째 날―새벽 2 홀뫼」)
지금 당군의 주력부대는 사비성과 웅진성에 웅크리고 앉아 여간해서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이 전쟁은 알고 보면 삼한에서 태어나 서로 통하는 말을 쓰며 비슷하게 사는 족속끼리의 싸움질인 셈이다. 나라 잃은 백성, 주인 노릇 못 하는 족속의 꼴이 이토록 어지럽고 어리석다. 백제 사람은 말할 것 없고, 삼한 사람 모두한테 정말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게 이 나당전쟁이다. 삼한 땅에 당을 끌어들인 신라가 참으로 원망스럽다. 이 땅에서 10년 넘게 계속되는 이 한심한 싸움은 도대체 언제나 끝날까? (「첫째 날―아침 큰내 골짜기」)
짐승이라니, 아아 짐승만도 못하다! 물참은 비로소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며, 패배가 또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슬픔이 비수처럼 가슴을 찔렀다. 사람의 목숨이 이토록 약하고 값어치 없는가? 사람이 사람을 이래도 되는가? 그저 숨이 막힐 따름이었다. 아무리 전쟁이라도 칼과 창 따위로 이토록 많은 장정을 살육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물참은 그 광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첫째 날―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