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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1070
· 쪽수 : 222쪽
· 출판일 : 2022-12-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마지막 밤
1부
허무가 찾아온 날 /그날들의 처음 /허무 속에서 /처음으로 꾼 꿈 /길을 떠나다
2부
마을에 들어서면 /축구의 부재 /폐차장 /진흙탕 도시 /이반은 숲으로 들어갔다 /멈추지 않는 욕 /포지션의 행복 /죽어가는 사람은 그 일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폭력의 카르마는 0에 수렴한다 /악마는 켄을 시험했다 /박사의 진실 /조지 릭스비에게 공이 돌아왔다 /두 바보 이야기 /축구공의 장인 /공간 속으로 /각하와 경찰관 /세계의 끝에서 불빛이 빛났다 /아버지와 악마 /세 번의 기적 /불의 사나이 /긴 바지 자매 /프란츠는 삶의 의미를 깨달았다 /로미에타와 훌리오 /형제 /폭풍 속의 악령
3부
뿌리는 친구들에게 돌아왔다 /들판에서 /축구의 천국 /축구란 무엇인가 /세계의 끝 /그는 세계를 한 바퀴 돌아 집에 돌아왔다
에필로그: 완벽한 저녁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허무가 그동안 인류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단 한 순간이면 충분하지 않았던가. 허무는 지구에서 가장 강한 사람,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 가장 고결한 사람, 가장 아름다운 사람, 가장 부유한 사람을 쓰러뜨렸다. 허무는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소음으로, 가장 훌륭한 조각품을 돌덩이나 쇳덩이로, 가장 심오한 철학을 헛소리로, 가장 멀리 나아간 과학을 서툰 장난으로 만들어버렸다. 인류가 해온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니었고 인류 또한 아무것도 아니었다.
허무는 이 세계를 차갑고 조용하게 만들었습니다. 허무가 이 세계에서 가져간 것은 소음과 열기였습니다. 세계에서 사라진 것들은 이 세계를 더 뜨겁고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 여기에 축구가, 축구의 본질이 있습니다. 그것의 본질은 부재입니다. 축구는 부재로부터 와서 자신의 소멸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또한 그것은 세계의 본질이기도 하죠. 우리 모두 그곳을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허무가 이 세계에 온 것은 우리에게 그걸 일깨워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부재와 공허, 소멸이 바로 이 세계의 본질이라는 것, 우리는 무로부터 와서 무로 돌아간다는 것을 말이죠.
제가 들은 이야기 속에서 축구는 세계의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축구는 파괴된 영혼을 부활케 했고,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을 하나로 엮었고, 야수를 진정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누군가의 삶을 완성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축구는 폭력의 윤회를 이루었고, 고통을 전파했고, 누군가의 삶을 파괴했고, 세계에 허무를 퍼뜨렸습니다.
정말 그것은 무엇이었던 걸까요. 왜 내 영혼은 다른 무엇도 아닌 그것을 원하는 걸까요. 나는 그것을 알기 위해 여기에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