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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1322
· 쪽수 : 174쪽
· 출판일 : 2023-03-06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축구를 사랑해서
제일 멋질 오늘
프랑스에서 영화 보기
그것이 문제라면
떠나기 전에 묻기
복어 가요
그러고 보니
나를 써요
에차
말고라는 고양이
어느 재규어의 키스
멍청이들
양초를 빚고 빛나게 하지
혹은요
타운 칠링
피우지 말고 태우라
거침없이 내성적인
가쿠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용된장
R insing
노란 날들
고쳐쓰기
아시안 훌리건
더 있어도 돼
회신 바람
와줘
유니버스 진화
당신의 수백 가지 갈색 동물
배 타요
그러다 보니
가는 버스
너바나
카 토크Car Talk
몫
미라빌리스
탓
개별적 놀라움
C/O
세상의 절반
고쳐 쓰기
해설
이 자켓 착용 설명서・이희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래도 아름다워
대각선에서 힘이 실린 슛이었어
관중의 환호성도 대단했지
맞아 대단했어
축구를 사랑해서 그렇지
응 축구를 사랑해서
가끔 선수들이 기린 같아
동물원에 갇힌?
맞아 우리 안에 갇힌
언제든 긴 다리로 우리를 나올 수 있을 텐데
그러지 않아 우리에서 우리의 규칙을 지키고 말아
우리도 그렇지 않아?
서로의 문밖을 나서면 끝인데 말이야
경기가 끝나고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오랜 시간 일어나지 않았다
모두 축구를 사랑해서
그랬다
그러지 않았을까
―「축구를 사랑해서」 부분
조그만 영화관에서는
조그만 자리에 구겨 앉아
조그만 화면으로 영화를 보죠
자막 없는 이국의 영화
그들의 말을 듣습니다
화가 났군요
울컥했군요
고요하네요
신이 났군요
영영 잊었군요
너는 졸고 있습니다
고개를 앞뒤로 꾸벅이다
때론 옆 사람에게 머리를 기대기도 합니다
어째서 내 쪽이 아니라
이국의 관객 쪽으로 머리가 쏠릴까요
그쪽이 편할까요
그편이 나을지도 몰라요
내 어깨는 좁고
녹색 모직 코트는 까끌까끌
네가 내게 기대면 나는 네게 기대고
우리 사이는 극명해지고
그 쓸쓸한 거리를 걸을 테니까
[......]
그곳에 서서 앉고 누워요
눈보라가 부는 파란 지붕 밑으로
수신호가 없는 극지방의 벽난로 앞으로
천장에서 떨어진 이구아나가 드러누운 숙소 침대로
엉거주춤하게 모닥불이 피어오르죠
손을 내밀어 덥히면 좋겠지만
이젠 가야 해,
영화는 잊고
이제 가야 해요
―「프랑스에서 영화 보기」 부분
구하기 힘든 걸로 훔칠걸
이 앨범 좋아
아무 데서나 살 수 있잖아
그래서 기뻐, 우리 표식이 매장마다 진열될 거야
하천을 걷는다 산책로를 지난다
소등된 건물 사이에 꼭 불이 들어온 층이 있다 그곳에서 무얼 하나 싶다가, 누가 있긴 한가 되묻고 잡풀을 밟고 진흙도 밟고 그러다 지렁이 밟을까 내려다보기도 한다 물을 검다 물고기는 보이지 않고 거품인지 기포인지 떠가는 것이 있다 물고기가 검어서 천이 검은가? 물고기가 뒤덮어서 천이 검은가
돌아가서 들어보자 이중창을 열고 훌륭한 밤 볼륨을 키우고 잠 설치는 이웃 위해 방충망도 열고 열기로 뛰어드는 나방과 모기를 맞이하자 기름을 곁들인 음식을 내오고 오디오에서는 트레이가 밀려 나와 졸린 이에게 커피를 권하는 파티
―「그러다 보니」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