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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32041414
· 쪽수 : 468쪽
· 출판일 : 2023-03-16
책 소개
목차
흘러라 강물아
왕은 없다
퇴역 장군
꾼
숲속의 소금
강 건너기
수신의 딸
벌목꾼들
농촌의 교훈들
후어땃의 바람
도시의 전설
핏방울
사는 건 참 쉽지
몽 씨 이야기
우리 호앗 삼촌
옮긴이 해설·왕이 없는 땅에서 인간을 돌아본 작가 응우옌후이티엡
작가 연보
기획의 말
책속에서
“내가 들고 있는 이 술잔은 바로 인생입니다. 술은 달기도 하고 쓰기도 하죠. 인생을 받아들인다면 잔을 들어주십시오. 망할 놈의 인생이지만 기막히게 아름답네요. 저기 새로 태어난 아기를 위하여, 녀석의 미래를 위하여.”
“저는 못생겨서 아무도 혼인하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남의 말도 쉽게 믿어버리는걸요.” 아버지는 목이 메었다. “얘야, 너 남의 말을 쉽게 믿는다는 게 바로 살아가는 힘이라는 걸 모른단 말이더냐?” 그러한 것들이 아버지가 이 길로 나가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전조였다는 사실을 나 역시 알지 못했다.
내가 살던 시대는 힘겹고 고통스러운 시대였다. 전쟁은 지나갔고, 모두들 새 삶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오랜 상처들은 점차 아물었고 새살이 돋아났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일거리를 찾았고 희망을 찾았다. 사람들의 물결은 농촌에서 도시로 셀 수 없이 많이 흘러넘쳤고, ‘표산민漂散民’ 계층을 만들어냈다. 나는 자기 운명에 대한, 그리고 몇몇 농민의 운명에 대한 불안하고 걱정스럽거나 또는 가장 궁핍하거나, 가장 갈망과 환상이 가득한 마음을 품고 이 사람들 속에 섞여서 갔다. 저기 등 뒤에 남겨두고 온 것들은 무슨 가치가 있을까? 말 없는 고향의 강, 마을 입구에 늘어선 대나무들, 이끼 덮인 홍토 조각상 그리고 어머니의 그림자가 오후의 햇살 속에 쓰러질 듯 비스듬히 찍혀 있었다. 제기랄! 나는 추억에 대고 토악질을 했다. 그것은 재물을 낳지도 못했고, 나에게 아무 미소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그곳에는 희망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