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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88932042497
· 쪽수 : 500쪽
· 출판일 : 2024-07-25
책 소개
목차
책을 엮으며―횡단 비평을 위하여
1. 문학 장치
비평의 시대착오
문학 장치의 경계에서―‘문학권력론’의 재인식
저 책들을 불태워야 할까?―정치적 올바름과 비정체성의 ‘문학-정치’
남은 자의 침묵―세월호 이후에도 문학은 가능한가?
나를 읽지 마세요―문학은 우리를 치유할 수 있는가?
2. 문학이 아닌 모든 것
장르문학이라는 오래된 미래
K-콘텐츠를 둘러싼 사유들
도래하(지 않)는 5·18―5·18의 구술 언어와 정치적 잠재성
붕괴 이후의 사랑―박찬욱의 「헤어질 결심」
여성의 증언은 어떻게 전시될 수 있는가?―제니 홀저의 개념미술과 여성 언어의 재정치화
3. 얼굴 없이
무한한 애도―진은영과 김애란은 어떻게 정치적인가?
비성년 커넥션
무심한 얼굴로 돌아보라―후일담의 주체·젠더·정치성
4·19의 ‘미래’와 또 다른 현대성
4. 작별의 리듬
새하기와 작별의 리듬―김혜순의 『날개 환상통』
저 오래된 시간을 무엇이라 부를까?―허수경의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한없이 가까운 세계와의 포옹―김행숙의 『타인의 의미』
필름의 종말과 0%의 미래―서이제의 『0%를 향하여』
5. 시간은 기억보다
어쩌면, 우연입니다―손보미와 우연한 긍정의 방식
시간은 기억보다 오래 살아남았다―배수아의 이름들과 잔존의 시간
사랑의 애도와 젠더 정치학―최승자의 애도 주체
불가능한 시와 가능한 산문―이성복의 시론과 산문에 대하여
‘네이션’ 너머 사랑의 실험―최인훈 중단편소설의 급진성
한용운과 젠더 복화술
저자소개
책속에서
비평은 진실이라고 말하는 문학의 권력 효과와 권력이 생산하는 문학 담론을 모두 문제 삼을 수 있다. 허물어져가는 벽의 틈 사이에 들어오는 우연한 빛이 우리를 순간적으로 습격하는 것처럼, 진실은 횡단의 과정 속에서 간신히 대면할 수 있는 얇고 잠재적인 것이다. 횡단은 어떤 문학 이념과 문학 집단의 동일화에도 매몰되지 않는 탈장소화의 탈예속화의 운동이다. (「책을 엮으며―횡단 비평을 위하여」)
문학은 사라진 자들의 침묵의 능력에 의지한다. 문학은 말할 수 없는 자의 익명으로만 간신히 말할 수 있다. 주어를 알 수 없는 저 목소리들을 통해 이름은 지워지고 다시 태어난다. 저 헤아릴 수조차 없는 이름들. 과거이자 이미 미래인 이름들. 무서운 밤처럼 들이닥친 아침의 이름들. 명랑한 다정한 창백한 조각난 흐려진 이름들의 이름으로. (「남은 자의 침묵」
)
현현은 리듬이 데려오는 순간이 그런 것처럼 ‘사건’이다. 리듬이 만드는 사건은 시간에 대한 구획을 넘어서는 무한의 영역에 진입한다. 리듬은 비유보다 원초적이고 급진적으로 ‘시적인 것’이다. 리듬의 세계에서 시는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파동의 사건이다. 감각과 몸의 영역에 작용하는 리듬은 해석도 인식도 필요하지 않다. 김혜순의 리듬은 주체와 객체, 젠더와 상징 질서의 구획을 돌파하는 언어의 파동을 통해 ‘현전’의 미학에 이르는 시적 에너지이다. (「새하기와 작별의 리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