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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5290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6-06-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눈이 야생을 베끼는 동작
전망들 | 전망들 | 손에 잡히는 | 공간의 속도 | 사물의 속도 | 전망들
나의 꿈이 너의 몸을
스케치업(SketchUp) | 영영 | 녹는 눈 감는 | 전망들 | 전망들
잠을 태우는 불소리
감정과 형상 | 감정과 징후 | 감정의 자연스러운 상태 | 깊은 손 | 깨끗하게 씻은 추상 | 조명하지 않는 빛 | 전망들 | 전망들
모자를 뒤집으면 시작되는
숨과 올 | 새 숨 | 비유와 착각 | 돌보는 숨 | 돌보는 숨 | 가정 동물 | 착각 엎지르기 | 잠과 뼈 | 빈손 없이
사랑이 시간을 다루듯이
함께 떨어지며 열리는 | 전망들 | 전망들 | 손에 잡히지 않는 | 전망들 | 무른 무너지는 | 재료의 기계적 성질 | 부드러운 재료
즉흥 기억
우리의 여기의 이것의 | 겹겹 | 미미한 더미 | 미끄러운 복원 | 문턱에서 기다리기 | 언제나 신선한 프레임 | 물 만지기 | 손의 정면 | 새 문서
소음이 영원의 둘레를 감싼다
전망들 | 기억술 | 물질세계의 디테일 | 검은 돌 안에서 | 아늑해지는 | 두 사람의 새 창 | 가변 테두리의 사랑
발문
추위 길들이기·김예솔비
저자소개
책속에서
모두 다른 마음으로 모두 다른 창문을 보고 있다 해도
시작되는 시간이 있어
녹은 눈과 서리가 뒤엉킨 땅이 서걱거렸어
쌓인 눈을 본 적은 없지만 다 녹은 다음이라는 걸 알 수 있었지
지면을 밟으면 튀어 오르는 기억이 없고
목적지에 대한 생각이 없고
궤적이 없는 시간
서로를 간섭하며 선을 그리는 배회가
시간이
부드럽게 우리 주위를 배치하고 있었지
―「전망들─우연과 리듬」 부분
“소리는 이미지보다 쉽게 현실을 꿈의 면으로 뒤집는다. 그러니 잠에서 깨듯이 장면을 깨뜨릴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
담벼락을 뛰어넘으며 고양이가 깨진다. 담벼락 너머 감나무 잎사귀 흔들리며 깨진다. 전봇대 옆에 서 있는 사람의 손에 들린 담배 연기 깨진다.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가 허공의 어둠을 깨뜨린다.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은 사람의 손끝에서 넘어가는 책장이 깨진다. 오토바이가 골목 어귀로 사라지며 깨진다. 개와 걷는 저 사람, 개의 독특한 보법 때문에 이상한 방향으로 깨진다. 개의 발에 챈 콜라 캔이 굴러가며 깨진다. 나는 계속 걷고 있고 모든 것이 시야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다. 나는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통해 이 모든 것이 깨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는 연속적으로 장면의 바깥으로 밀려나며 새로운 장면에 삽입된다. 깨지는 소리가 이전과 이후의 장면을 알 수 있는 것으로 만든다. 나는 안심한다. 나는 자연스럽게 세계를 견딜 수 있다. 비자연이 되기 위하여 장면의 모든 것은 깨지는 물질을 가진다.
―「감정의 자연스러운 상태」 부분
모자를 뒤집을 때 시작되는 집이 있다면 모자를 뒤집는 당신이 있다. 모자였다가 손 우물이었다가 집이 될 당신의 부분, 뒤집힌 모자가 되는 당신의 손이. 머리통의 입체를 기억하는 집이. 아주 어리고 연약한 것의 털은 집에서도 푹 젖어 있다. 몸이 속한 곳이 공중인지 지면인지, 집인지 물속인지 구름 안쪽인지 착각하게 하는 젖은 털. 안팎이 뒤집힐 때 내 안쪽이 온통 세계가 되듯이, 떨며 서로를 혼동하는 숨과 물. 우리의 숨과 뒤엉킨 허공. 돌아가려는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사건이 있고, 거기 집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아니 집이라는 이름이 사건을 끌어당기고. 이제 그만 돌아가자, 돌아가는 길에 뒤집히는 모자가, 모자의 반영으로서 떨리는 주변이 집을 이루는 구조가 될 때. 집에 가자, 말하는 사람의 뒤집어진 모자가 당신의 오목한 손을 닮을 때.
―「돌보는 숨」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