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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

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

이원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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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5580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6-07-13

책 소개

시인 이원의 일곱번째 시집 『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636번으로 출간되었다. 여섯번째 시집 『나는 나의 다정한 얼룩말』(현대문학, 2018)을 출간한 이래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당신들 모두가 나오는 꿈 | 공용 키친 | 일련의 시도 | 목도리앵무를 본 적 있니? | 배양장 | 지구에서 배운 슬픔 | 모든 언어 | 맹목은 시선을 이긴다 | 모든 결과 | 소속감 | 헬무트 랭, 옷 만드는 사람의 이름 | 실내와 실외 | 친목 모임 | 일요일 손들 유령들 | 나의 덜컹거리는 엄마

2부
감자 깎기 | 한 골목에 나란히 | 누가 죽음의 뜨개질을 하는가 | 계절 이동 | 어디로 꽃병을 던져야 하나 | 조금은 식물처럼 조금은 동물처럼 | 작은 사람 공동체 | 어떤 밤에 곰이 찾아왔다 | 녹기 전에 | 작은 교회 | 잠봉뵈르가 말하기를 | 일 년에 반 이상은 눈에 갇혀 있습니다 | 생물권 | 희귀한 지구 방정식

3부
아직, 지구에서 | 밤이 올 무렵 | 다음 페이지도 파도라면 | 협소 주택 | 같은 책, pp. 17~36. | 모든 날짜 | 스크롤 | 떠날 때 신는 구두 | 무미류(無尾類) | 우정의 방식 | 사랑의 종말론 | 세대론 | 그 소설에서는 왜 끊임없이 사람이 죽는가 | 슬픔의 골상학 | 엄마와 내가 흘러가는 밤을 펴 들었을 때 | 뿌리 삼면화

4부
기억의 천재 푸네스 | 구름이여, 우리는 내일 이동한다 | 46a 46b 46c | 검색 결과 | 완전무결한 대화 | 돌 사과 파도 깎기 | 나란히 밤을 구하는 수밖에 | 살구씨 공동체 | 생활의 달인 | 세트장 | 월요일 | 아름다운 종이 | 날씨 행성 뗏목 | 협소 주택 | 잠금 화면 | □

해설
무참한 기쁨과 다정한 슬픔·김지윤

책속에서

접시, 가까스로 웅크린 기어이 끌려가는
비닐장갑, 함부로 뒤섞는
리본, 끊어질 수 없다는 착시
모래, 사라진 것들의 수와 거의 맞아떨어지는
구름, 자서전을 쓰는 일은 이제 질렸어
돌멩이, 멀고 먼 처음에서부터 걸어와봐
침대, 숲과 눈은 서로의 기다림을 알까
옷장, 할머니 만지기 껴입기 숨기 숨 참기
화분, 귀향을 포기하지 않을 거야
종이, 몸보다 먼저 뛰어내리기
클립, 귀 분류하기 귀 모으기 안에서 나오지 못하기
스쿠터, 헬멧은 귀여운 것으로 머리통은 픽셀처럼 흩어지기 쉬워
후추, 너무 그리워서요
달걀, 너무 끔찍해서요
풍선, 달라붙어 새파래지는
라디오, 늙은 엄마가 죽은 엄마 찾기 죽은 엄마가 하양 엄마 찾기
당근, 하얀 이빨 필수
열쇠, 잠겨 있다는 착각
지갑, 거울 조각이 나라는 믿음
모자, 회고록 쓰기 모임
가방, 내장 집합소
우산, 금 간 심정이 아물 수 있다는 착각
지도, 비명의 역사
잔디, 최소로 깎일 때까지 빠짐없이 바늘이 꽂힐 때까지
크리스마스트리, 오래오래 전 눈사람에 불 켜기
엽서, 쓰다 만 너
의자, 울다 만 너
구두, 모든 것이 잠든 밤이면 끽끽 소리를 낸다니까 부활한다니까
양배추, 능선이 감겨들어 갔다는 설
연못, 영혼이 버둥거리고 있다는 설
드론, 신의 실패
수건, 번복 반복 불복
비누, 부러진 날개와 같은 성질
장난감, 우리가 우리를 사용한 방식
우리, 소화기를 깜빡한 레고 소방관

―「지구에서 배운 슬픔」 전문


비로소 수업이 시작된 듯하다. 어떤 식으로든 인간의 크기가 줄어들면 훨씬 보기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쪽. 비로소 예감이 켜진 듯하다. 빛은 식물들이 새들이 잊지 않고 꼭꼭 물고 오는 쪽지라고 믿는 편. 빛의 시작이나 빛의 끝을 마주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빛은 여기를 통과하는 인간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다고 믿는 편. 지켜보는 쪽은 이미 선언한 쪽. 제 안을 비운 쪽은 이미 행동한 쪽.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콕콕 쪼아대는 소리가 들려. 가까스로 매달린 손도끼 그림자처럼 비로소 소곤거리는 수업이 시작된 듯해. 쪽지를 해석할 수 없었지만 의도를 가늠할 수 없었지만 인간은 팔 다리 몸통 머리 이렇게 분류할 때 솔직하다고 생각하는 편.

―「생물권」 전문


오랫동안 무용수의 몸을 떠올렸더니 무용수의 몸이 다 해졌다

수술용 가위라든지 손톱을 다듬는 줄이라든지 핀셋이라든지 적막하게 놓인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상상을 했더니 쳐다보는 것들을 자르거나 갈거나 집어냈다 움트고 있는 것을 망가뜨리는 실수를 거듭했다

한낮 성당에는 십자가와 나 둘만 있었는데 닿는 어깨가 있었다 나는 돌이었는데 그 어깨는 불에 졸아들고 있는 감자처럼 뭉근했다 날개는 분명 아니었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사방에서 반짝였다 작은 빛들이 다닥다닥 붙은 나무들을 지날 때 몸 어딘가가 따가웠다 저 중에 어떤 빛이 먼저 꺼져 다음 날로 건너가니? 그 어둠을 미래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망한 지구라고 쓰자
망한 지구에서 싱크홀 피하기
망한 지구에서 인형 눈알 세기
망한 지구에서 쫄면 먹기

붙여보았지만 어느 것도 시시했다 광부 엄마를 찾아내야 했다 찾고 싶었다

―「아직, 지구에서」 전문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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