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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88932405056
· 쪽수 : 24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프롤로그
학급 분류
세 유형
어느 날 그녀들
마키코의 집
요코의 집
블랙 탱고
가즈에의 집
선물
아버지와 아이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선물 교환
가즈에의 생각
여름 계획
수영 합숙
범칙자
벌칙 당번
비 오는 날
전화 목소리
거칠어지는 마음
마약
금단의 열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아이
집의 등불
주
해설―여자아이들의 세계가 온다
판본 소개
요시야 노부코 연보
리뷰
책속에서
어둑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흑장미를 닮은 마키코를 가만히 바라보던 요코는 작은 면 레이스 손수건을 꺼내 마키코의 뺨 부근을 닦아 주었다.
“미안해, 아까부터 내 맘대로 끌고 다녀서. 약간 땀이 났지?”
그때-, 마키코는 상냥하게 땀을 닦아 주는 요코의 손수건에서 풍기는 짙은 향수 냄새를 느꼈다.
“물망초 향수야, 마음에 드니? 이 향기…….”
마키코는 말이 없었다. 이럴 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평소에 연습해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만약 네가 이 냄새를 좋아한다면, 나는 언제든 이 향수만 쓸 거야.”
요코가 제멋대로 잉크스탠드를 바꿔치기해 간 바람에 멋진 캔디 상자가 자신에게 돌아갔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가즈에는, 마키코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때마침 마키코를 맞닥뜨려 심장 박동이 매우 빨라져 있었다. 청순하고 성실한 자세로 단순하게 살던 가즈에였기에, 이런 미묘한 우정 문제에도 금세 진지해져서 고민을 하거나 외곬으로 생각하곤 했다.
그런--, 여학생 신분에 크게 벗어난 행동을 대담하게 하는 요코가 마키코에게는 아름답게 비쳤다. 요코는 자기보다 나이도 훨씬 많고 세상 경험도 많아서 일본이 아닌 어딘가의, 예를 들면 바그다드의 여왕처럼, 인도의 왕자가 바친 세상 어느 곳이나 꿰뚫어 볼 수 있는 수정 구슬이나, 죽은 자를 되살리는 금사과나, 급할 때 비행기처럼 하늘을 날아 도망칠 수 있는 양탄자나, 그런 멋진 보물을 지닌 대단히 신비로운 왕녀처럼 보였다. 요코??. 마키코의 눈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신통력을 가진 여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