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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스포츠/레저 기타 > 기타
· ISBN : 9788932470887
· 쪽수 : 370쪽
책 소개
목차
숨 막힘의 시간
오드리
쿠바
넓디넓은 프리 다이빙의 세계
심연 속의 광희
한계를 넘어
블랙아웃
헤아릴 수 없는 깊이
바다에 묻다
그녀를 위해
리뷰
책속에서
오드리가 물속으로 사라진지 3분 30초가 지났다. 수심 171미터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숨을 참고 버틸 수 있는 프리 다이버는 세상에 없다. 어쩌면 그녀는 잠수를 중지했는지도 몰랐다. 맞다. 바로 그거다!……
순간 목 안에서 피가 솟구쳐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뭔가 잘못 되었다. 그것도 아주 잘못 되었다. 당장 다가가 도와야 했다. 나는 크루를 향해 산소탱크를 달라고 소리쳤다. 5분이 지나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아내를 찾으러 물속으로 들어갔다. - 본문 35쪽에서
오드리와 나는 그 고요하고, 신비로운 푸른 물속에서 가장 행복해했다. 우리는 서로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지구 반대편에서 각자 성장했지만, 아주 어릴 적부터 바다에 대한 기이하고, 영구적인 사랑을 키워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사랑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강해졌다. 우리는 물속으로 뛰어들기 전, 산소를 폐 안 가득 채워넣을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자신에게로 성큼 다가섰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수면으로 올라와 가쁜 숨을 몰아쉴 땐 꼭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 경험엔 중독성 강한 요소가 있었다. - 본문 235쪽에서
초속 3미터의 속도로 올라오는 중에도 폐는 젖은 스펀지처럼 무겁게만 느껴졌다. 80미터 지점에서 폐가 다시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피는 다시 사지로 되돌아갔다. 40미터 지점. 환하고 투명한 천장이 멀리 보였다. 2분이 지나고 있었다.
10미터를 남겨놓았을 때, 나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다다라 있었다. 실신 지역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수면을 불과 몇 미터 앞두고 있을 때 프리 다이버들은 종종 의식을 잃곤 했다. 산소에 굶주린 뇌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정신을 놓아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견딜 만했다. 수면까지 5미터를 남겨놓은 지점에서 나는 리프트 백을 놓고 타성으로만 움직였다. 그리고 수면 위로 불쑥 튀어나와 주먹 쥔 손을 흔들며 승리의 환호를 질렀다. 무사히 돌아온 것이었다. 사방에서 박수와 환호소리가 터져나왔다. 눈에 익은 얼굴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주위로 수많은 배가 모여들었고, 그 위에서 낯선 이들이 내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 본문 14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