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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7998400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4-10-21
책 소개
목차
시스터즈
바그다드
인스턴트 메시지
고해_첫 번째 고해
두 번째 고해
마지막 고해
고해실의 악마
새 식구
작가의 여자
아들의 취미
비명
간호사
어떤 복수
태동
설전(雪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순간 재선의 입이 굳게 다물어졌다. 코에서는 콧김이 연신 뿜어져 나왔고, 눈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찔러봐. 찔러, 찔러! 이 한심한 년아, 몸이 얼어붙기라도 했냐? 한 번 시원하게 휘둘러보라고!”
재림이 가슴을 앞으로 불쑥 내밀었다.
“이렇게 밤이라도 샐 거야? 빨리 찔러보라고! 찔러! 찔러! 눈 딱 감고 휘둘러보란 말…”
재선이 휘두른 가위가 재림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 <시스터즈> 중에서
나는 건물을 멀리 돌아 뒤편으로 향했다. 놈들이 패닉에 빠져 있는 틈을 타 기습하면 의외로 손쉽게 양키놈들을 전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야 우리 부류를 능멸하고 학대하고 업신여겨 온 노랑머리 코쟁이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기회가 온 것이다.
- <바그다드> 중에서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아내의 배를 걷어차게 됐습니다.”
나도 모르게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아내를, 임신한 아내를, 믿을 수 없었다. 고백자가 그때 민희를 치고 달아났던 바로 그 뺑소니범이었다니.
1998년 4월 25일. 오후 4시경, 민희는 사당 사거리 먹자골목 입구에서 반짝거리는 흰색 쏘나타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당시 민희는 임신 7개월이었다. 그녀의 뱃속엔 내 아이가 있었다. 굉음을 내며 달려온 그 차는 불과 1초 만에 사랑하는 내 여자와 세상 공기 한 번 쐬어보지 못한 내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뺑소니 차의 번호판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아직 내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는 것은 ‘7’이라는 숫자 하나뿐이었다. 그 차 번호판의 마지막 자리.
- <마지막 고해> 중에서